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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의 '이상한' 지침…땅값 수백억 날릴 뻔

경상남도의 '이상한' 지침…땅값 수백억 날릴 뻔
재정난을 겪는 경남도가 김해관광유통단지 사업 부지를 롯데쇼핑 측에 넘기면서 수백억원의 손해를 볼 수 있는 감정평가 지침을 만들었다가 도의회로부터 지적을 받고 부랴부랴 철회해 의혹을 사고 있다.

14일 경남도와 도의회 공윤권(민주·김해) 의원에 따르면 김해관광유통단지 사업비 지분 정산을 둘러싼 경남도와 롯데쇼핑의 분쟁이 3년여 만에 마무리됨에 따라 경남도는 전체 땅값을 감정평가한 뒤에 도의 지분만큼 현금으로 배당받을 예정이다.

경남도와 롯데는 공동투자 방식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되 롯데가 편입토지 보상과 부지 조성을 맡고 도는 도로·교량 등 기반시설 공사를 해 준공하고 나서 도에서 소유권을 관리해온 조성부지로 대가를 지급하기로 협약을 한 바 있다.

그런데 경남도가 부지 73만3천㎡(조성원가 정산 부지 등 일부 제외) 감정에 들어가면서 지난 8일 '이상한' 감정평가 지침을 업체에 보냈다가 도의회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승인 심사 과정에서 지적됐다.

이 지침은 '제출된 평가금액 총액이 민간개발자(롯데) 측이 선정한 업체의 감정 총액과 10% 이상 오차가 발생해 이의신청이나 소송이 제기되면 관련 비용을 평가기관 이 부담하고 감정평가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이를 두고 공 의원은 지난 13일 회견을 열어 "도가 선정한 감정평가 업체가 수수료를 받으려면 민간사업자가 제시하는 금액을 기준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게 돼 있다"며 "이는 도 스스로 감정평가의 신뢰도를 낮추고 롯데 측에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남도가 '갑'의 지위를 악용해 '을'인 평가법인의 활동을 사전에 제약하고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도 공 의원은 설명했다.

공 의원은 2013년 기준 ㎡당 공시지가가 105만원인데 비해 경남도 지분을 높이려고 활동한 '투자비 검증단'이 제출한 지가는 130만원으로 ㎡당 25만원의 차이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이 지침에 묶여 공시지가 10% 이내에서 감정가를 정한다면 전체 부지의 감정가는 1천200억원, 경남도 지분은 500억원 안팎이 각각 줄어드는 엄청난 결과를 낳게 된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 회견 직후 홍준표 경남지사의 정장수 공보특보는 긴급 브리핑에서 "홍 지사는 이 지침의 내용을 전혀 몰랐다가 지난 10일 도의회 지적 후에 담당 국·과장을 강하게 질타하고 변경하도록 지시했다"며 "지침은 과장 전결로 작성됐고 도지사 방침에 따라 작성됐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공 의원은 이날 다시 회견을 자청, "지난달 25일 도지사가 결재한 '감정평가법인 선정 계획'에는 경남도가 선정하는 평가법인과 롯데 측 평가 법인 간에 10% 이상 가격 차가 나면 도가 이의신청이나 소송을 한다고 돼 있는데 도지사가 '지침'을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이어 "수백억원의 재산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 결정을 과장이 혼자 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경남도 한 관계자는 "롯데 측 추천 평가업체를 공식 감정평가에 포함시켜 달라는 요구를 우회적으로 수용하는 과정에서 구두로 해야 할 부분을 지침에 포함시키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해명했다.

경남도는 김해시 장유면 신문리 일원 87만8천㎡에 관광유통단지를 조성키로 하고 지난 96년 롯데쇼핑 등 롯데계열 3사를 민간개발자로 선정, 2년 후에 착공했지만 아웃렛몰과 물류센터 등 일부 시설만 준공됐다.

경남도는 2011년 6월 추경 예산 확보를 이유로 롯데가 수년째 요구해온 '중간정산'에 응해 도 지분 27.7%(1천379억원 상당)만 가져오는 것으로 처리하려다가 감정가가 너무 싼데다 지분도 낮다고 주장하는 도의회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도의회 중심으로 투자비 검증단이 구성돼 12차례 회의를 하고, 검증단 안에서 다시 꾸린 협상단의 4차례 롯데와의 협상을 거쳐 도 지분을 37.8%로 올려놓았다.

공 의원은 "도의회가 나서 지분을 올려놓고 나니 이젠 도가 상상을 초월하는 특혜성 조항을 삽입했다"며 "담당 직원을 엄중 문책하고 도지사가 도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창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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