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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의 비하인드] PPL, ‘독약’ 아닌 ‘단비’ 되려면…

[김재윤의 비하인드] PPL, ‘독약’ 아닌 ‘단비’ 되려면…
최근 흥행몰이에 성공했던 드라마들엔 공통된 화제 거리들이 있다.

탄탄한 스토리, 주연배우들의 호연, 그리고 배우들이 입었던 의상이나 액세서리, 소품 등이 그것이다.

인기리에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는 두 주연배우뿐만 아니라 ‘송혜교 립스틱’, ‘조인성 정장’이 큰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최근의 PPL(Product PLacement, 영화나 드라마 속에 상품의 이미지, 명칭 등을 노출시켜 홍보하는 광고마케팅 전략)은 드라마와 함께 화제를 모으는 경우가 많다.

주인공들이 작품 속에서 사용한 제품들은 ‘완판’되는 경우가 많고, 완판스타들은 작품 종료 이후 광고시장의 블루칩으로 급부상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PPL이 효자 노릇을 하지는 않는다. PPL을 적절히 활용해 대박 난 드라마도 있지만, PPL을 넘어 노골적인 ‘광고 방송’으로 이미지에 먹칠을 하며 피해만 입은 드라마들도 있다.

이에 방송가 안팎에서 PPL에 대한 의견들도 엇갈리고 있다.

방송사에서 지급되는 제작비만으로 도저히 제작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PPL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도 여전히 힘을 얻고 있지만, PPL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한 외주제작사 관계자는 “보통 PPL 제안을 받아들인 업체 제품을 고려해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엔 극 중 상황이나 주인공들 캐릭터에 따라 PPL 제품을 맞추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 드라마 제작 여건 상 대본은 얼마든지 수정될 수 있는 상황이다. ‘드라마의 제왕’ 속 주인공이 죽기 직전 뜬금없이 PPL 제품인 오렌지 주스를 마시는 장면과 PPL을 위해 대본을 긴급 수정하는 장면은 말 그대로 씁쓸하면서도 리얼한 현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마니아층을 몰고 다니는 유명 PD와 작가들조차도 PPL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PPL 장면으로 그동안 쌓아온 명성에 흠이 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결국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한 PPL은 작품 안팎으로 논란을 만들고 있고, 더 나아가 작품 질 저하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방송관계자들도 이구동성으로 ‘순서’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방송관계자는 “드라마에 대한 설계를 마친 다음에 PPL을 구해야 하지만, PPL부터 구하고 드라마 속에 PPL을 우겨넣기 때문에 ‘뜬금없는’ 설정들이 등장하는 것”이라며 “PPL이 드라마의 발목을 잡는 ‘독약’이 아닌 부족한 제작비를 충당하는 ‘가뭄 속 단비’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르는 매뉴얼을 만들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jsama@sbs.co.kr

<사진= PPL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 눈길을 끌었던 ‘드라마의 제왕’/ 김현철 기자>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재윤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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