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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열목어가 사라지게 된 황당한 이유

<앵커>

멸종위기 어종인 열목어가 오대산 계곡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깊은 생각 없이 산천어를 방류했다가 열목어가 밀려난 것으로 보입니다.

조재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열목어의 주요 서식지인 오대산 계곡 상류.

투망을 던져봤습니다.

그물 속에 열목어는 없고, 산천어만 몇 마리 걸렸습니다.

하류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중 카메라로 물속을 들여 다 봤습니다.

깊은 물속에 산천어떼가 무리지어 다닙니다.

역시 산천어만 가득하고 열목어는 보이지 않습니다.

국립공원 조사 결과 오대산의 열목어 개체 수는 최근 급격히 줄어들고, 산천어가 대량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열목어가 사라진 이유는 뭘까?

국립 공원 측은 같은 육식성 어종인 산천어와의 생존 경쟁에서 밀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계곡의 길이는 대략 10km 정도 됩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계곡에서만 4천500에서 최대 7천 마리의 산천어가 사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열목어와 산천어는 생김새도 닮은데다 실제로도 연어과에 속한 물고기입니다.

그렇지만 열목어는 백두대간 서쪽 수계에 서식하는 반면, 산천어는 강원 이북의 동해안 하천에만 분포합니다.

자연 상태에서는 서로 만날 수 없는 사이입니다.

그런데 자치단체가 열목어가 사는 하천에 지난 2000년과 2001년 2차례에 걸쳐 15만 마리의 산천어 치어를 방류했습니다.

[최재석/강원대 어류연구센터 교수 : 열목어와 산천어는 계곡에서 최상위 포식자입니다. 포식자이다 보니까 그 두 종간에 먹이 경쟁, 그 다음에 서식지에 대한 공간 경쟁, 이런 것을 통해서 열목어가 서서히 밀려난 것으로…]

국립공원 관리공단 측은 오대산 주변 하천생태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열목어 복원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수중취재 : 김찬모, 영상취재 : 허 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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