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의과대학이 1920년대에 한센병 환자 수십명의 시신을 표본으로 만들어 보관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구마모토대 의학부는 어제(9일) 이 학교의 전신인 구마모토의대가 1927년에서 1929년 사이 규슈요양소의 입소자 시신으로 골격 표본을 만든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구마모토대 의학부는 4월말 학내 자료를 조사하던 중 일반 해부 대상자 명부와 별개로 한센병 환자만 대상으로 한 해부 명부를 발견했습니다.
명부에는 1927년에서 1929년 사이 시신 43구를 해부했고, 이 가운데 20구를 표본으로 만들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이 표본은 제2차 세계대전 중 공습으로 불타 없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대학 교수를 거쳐 일본병리학회 회장을 지낸 스즈에 기타스씨가 집도한 사례가 많았는데, 스즈에씨는 1951년 발표한 보고서에 2년 남짓한 기간에 시신 50∼60구를 모아 대부분을 표본으로 만들었다고 적었습니다.
스즈에씨는 당시 보고서에서 이 귀중한 컬렉션은 구마모토대를 방문하는 의학계 명사들에게 자부심을 가지고 보여드릴만 하다고 자랑했습니다.
앞서 지난 2005년에는 요양소 안에 태아의 표본이 보관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기도 했습니다.
구마모토의대가 규슈요양소와 함께 추진한 한센병연구의 일환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정부의 한센병 문제 검증회의 부대표를 지낸 우치다 히로후미 고베학원대 교수는 당시는 일본에 나치즘 우생 사상이 강하게 퍼져 있는 시대였다며 골격에서 한센병 환자의 특징을 발견하려고 한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시무라 야스시 요양소 입소자 자치회 회장대행은 시신을 50∼60구나 이용한 것을 보면 연구를 과시하려는 생각이었을 것이라며 이런 행위가 한센병에 대한 차별로 연결된다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일본 국립 홋카이도대 등 11개 대학은 1930년대에서 1970년대 사이에 인류학 연구 목적을 내세워 사할린·홋카이도 원주민인 아이누족 묘지를 발굴해 유골 1천여주를 수집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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