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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책 사재기, 출판계 고질병"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

“출판계 고질병, 책 사재기…황석영 절판 사태까지”

출판사 대부분 알고 있다. 결정적인 증거를 잡지 못해 그럴뿐…


▶ 출판업계 종사자 A 씨 / SBS 현장 21:

출판인들 만나보면 나 빼놓고 다 사재기한다고 해요. 나 빼놓고 한다는 것 보면 거의 다 한다는 것 아니에요.

▶ 출판업계 종사자 B 씨 / SBS 현장 21:

사재기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에 몇 천 만원. 매번 할 때마다 몇 천 만 원 이상의 돈을 주면 거기서 그걸 전문적으로 수행한다고 하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퍼져있습니다.

▶ 출판업계 종사자 C 씨 / SBS 현장 21:

어느 유명인사가 거의 대필에 가까운 형태로 책을 내고 특별한 개인 돈을 들여서 베스트셀러를 만들어서 내가 베스트셀러 저자라고 행세까지 하고 그런 사람들이 세상의 오피니온 리더처럼 떠들고 다니고 있는, 어떻게 보면 너무나 한심한 모습이 있다보니까요. 넘겨보면 절반이상이 사재기입니다.

▶ 출판업계 종사자 D 씨 / SBS 현장 21:

집중적으로 몇 곳 타겟을 정해서 하면 그것이 전국 베스트셀러에 올라가고 그것을 인용해서 여러 군데에서 써먹기도 하고 언론에서도 나오고 파급 효과가 일파만파로 커지는 것이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SBS 탐사 보도 프로그램. 현장 21에서 그제 방송된 출판 업계 관련자들의 사재가 관련 증언 들으셨는데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제기된 출판계 사재기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문단의 거목인 황석영 선생을 비롯해서 김연수, 백영옥 씨 등 이른바 잘 나가는 작가들의 작품이 사재기 의혹이 휩싸여서 큰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관련해서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십니까.

▶ 한기호 소장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이번에 일부 베스트셀러의 사재기가 확인되지 않았습니까. 매출 70% 이상이 사재기이었다는 사실이 확인이 되었는데 말이죠. 사실 그 동안도 계속 이런 의혹이 제기되어 왔었죠.

▶ 한기호 소장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네. 우리나라 출판 산업이 취약한 산업 구조이죠. 공공도서관 도서 구입 예산이 전투기 한 대 구매하는 가격의 절반쯤 됩니다. 그러다보니까 출판사들이 무슨 수를 써서든 팔리는 책을 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어요. 그러다보니까 이런 일이 끊이질 않는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거론된 분들은 이른바 잘 나가는 작가들 아니세요. 이 분들은 작품들만 내놓으면 잘 나가는 작가들 아니세요?

▶ 한기호 소장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요즘은 그렇지도 않죠. 소설시장이 굉장히 안 되니까요. 전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이제는 팔리는 작가들 책고 잘 안 팔리니까 오히려 이런 수단을 써서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단 사재기를 하게 되면 책이 더 잘 팔리게 된다는 것이죠?

▶ 한기호 소장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일단 베스트셀러에 올라가 있으면 독자들이 그 책을 더 잘 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베스트셀러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평상시에 책을 읽지 않던 사람들이 읽는 책. 이런 소리가 있어요. 남들이 읽으면 나도 따라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으니까 그런 것이겠죠.

▷ 한수진/사회자:

사재기가 이렇게 본격화 된 것은 언제부터라고 할 수 있을까요?

▶ 한기호 소장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1990년대에 갑자기 대중출판이 유행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인데요. 최근에는 매출이 이른바 빅4라고 하는 대형 온라인 서점 4곳으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베스트셀러 같은 경우는 70~80% 집중되고 있거든요. 이들 업체를 통해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리는 것을 최고의 마케팅으로 보고 있으니까요. 온라인 서점에서 하고 있는 반값 할인. 이런 것 있잖아요. 온라인 서점을 통해서 출판사가 무료로 제공하는 책들도 많아요. 어떤 곳은 5천부씩 하는데 그런 것이라든가. 쿠폰을 붙이거나 하고요. 이런 것 전부가 사실 유사 사재기라고 봐야하죠. 온라인 서점과 출판사가 야합을 하지 않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습니다. 온라인 서점 같은 경우는 요즘 무슨 짓을 하느냐면, 좋은 책도 아니고 출판사가 많이 광고해준 책도 아니고 출판사가 많이 사재기할 것 같은 책을 띄워준다고 해요. 이런 식으로 출판사들이 피해의식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사재기했다고 하는 책들은 출판사 사람들은 웬만하면 알고 있어요. 결정적인 증거를 잡지 못해서 그렇지, 특정한 서점에 갑자기 순위가 올라간다든지. 이런 것을 보면 거의 사재기다. 라는 것을 다 의심하고 있죠.

▷ 한수진/사회자:

요즘 사재기 수법도 다양하다면서요.

▶ 한기호 소장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전에는 사재기를 한다고 하면 전통적으로 직접 가서 사오기도 했는데요. 대형 업체들이 얼마나 교묘하게 하느냐. 이번에는 어설프게 하다가 당한 것 같은데요. 더 사재기를 열심히 하고 있는 출판사들은 사실은 안 걸렸거든요. 오히려 이상하게 마녀사냥식으로 된 것 같은데요. 많이 했던 출판사들은 오히려 지금이 기회다. 라고 하면서 하고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예 대행하는 업체도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 한기호 소장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네. 그렇죠. 이것을 대행하는 업체들이 많이 있다고 해요. 아주 교묘하게 해주고 어떤 경우에는 굉장히 넓은 사무실에 직원들이 쭉 앉아서 사재기를 해주고 있는 곳도 있다고 하는데 아직 사실이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몇 천 명에게 공짜 책을 뿌린다면서요. 아이디를 확보하고요.

▶ 한기호 소장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그렇죠. 전통적으로 과거에는 출판사 편집자들이 친척이나 친구나 이런 사람들의 이름을 빌려서 대형서점의 수십 장의 회원카드를 가지고 했는데 그것은 전통적 수법이고요. 지금은 사장이 직원들도 모르게, 영업부장이 사장도 모르게 교묘하게 하고 있다고 해요. 업체가 생긴다는 것은 장사가 되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출판사도 이용하기 때문인 것 같은데요. 그런 사람들이 돌아다니면서 이용하고 다니죠. 내가 베스트셀러 만들어 주었다. 이런 식으로 하고 다니다보니까 오히려 전혀 그렇게 하지 않는 출판사인데도 그런 소문에 휩싸이기도 하고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번 사재기 파문을 놓고 황석영 선생님. 자신도 모르게 진행된 일이다. 나의 문학 인생에도 치욕이다. 절판을 선언하셨어요.

▶ 한기호 소장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저도 50주년 행사에 갔었거든요. 평생 50년간 문학을 해 오신 분인데 당황하셨을 것 같아요. 그래도 선생님이 그렇게 나와 주시는 바람에 판이 커졌다고 할까요. SBS가 먼저 보도를 했지만 선생님이 적극적으로 나서주시는 바람이 우리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고 볼 수 있죠. 선생님도 모르셨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해당 출판사 대표도 자리에서 물러나겠다.

▶ 한기호 소장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네.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하고요. 비대위를 꾸린다고 하고 있죠. 이번 계기가 많은 각성을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 동안도 여러 번 의혹이 제기되었지만 번번이 변화로 이어지지는 못 했잖아요.

▶ 한기호 소장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그렇죠. 출반의 기본적인 구조가 안 되면 계속 이런 행위를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요. 어떤 분은 대놓고 미안합니다. 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래서 외국 작가들, 한국에서 키운 출판사도 있기는 한데요. 항상 알고는 있지만 결정적 증거가 없다고 제가 말씀드렸는데 이런 것은 참 스스로 자정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요.

▷ 한수진/사회자:

자정노력도 한계에 다다랐다. 이런 이야기도 있는데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한기호 소장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유통업체들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 때문에 절박하게 와 있거든요. 스스로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점점 어려워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만약에 온라인 서점에 있는 베스트셀러라든가. 그들이 강력하게 권하는 책들을 독자들이 보고 실망을 많이 하면 책을 다시 잘 안 볼 것이거든요. 그런 면에서 자정 노력을 하고 성명을 내고 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뭔가 하는 방법.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독자들이 스스로 책을 읽게 권해야 하는데요. 독자들이 책을 구매하기 위해 너무 특정 업체로 몰릴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도서 정가제가 완전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정가제로 인해서 동네에 있는 서점들이 다시 살아나고 독자들이 그 서점에 가서 스스로 책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그나마 이런 폐해를 줄이는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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