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7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은 '북한발' 한반도 안보위기가 여전한 상황에서 맹방인 미국과의 포괄적 전략동맹 관계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21세기 새로운 양국 동맹관계의 방향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미국과의 철저한 대북정책 공조를 천명함으로써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 불거진 '코리아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동맹 60주년을 맞은 한미 관계가 향후 보다 호혜적ㆍ선진적인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한반도 안보에 가장 중요한 축으로 꼽히는 한미의 정상이 일치된 목소리를 냄으로써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차단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면서도 양국 정상은 북한을 자극하기보다는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쪽에도 열린 자세를 보였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박 대통령의 유연한 대북 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힘으로써 박 대통령의 대북 정책은 일정한 '검증'을 통과한 셈이 됐다.
여기에 두 정상이 박 대통령의 동북아 평화협력구상, 즉 '서울프로세스'에 대해 협의한 것도 북한 문제 접근방식의 다변화를 꾀한 것이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 미국, 중국 정부 간에는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는 외교적 노력이 활발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미 북한은 지난 3월 미사일·장거리 포병부대에 발령한 '1호 전투근무태세'를 최근 해제하고, 지난달 초 동해안으로 이동 배치한 무수단(사거리 3천∼4천㎞) 중거리 미사일도 완전히 철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의 도발위협이 일정 부분 해소된 듯한 분위기가 읽혀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박 대통령의 방미에 대해 "한미가 정상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한국과 미국의 사정이지만, 한미 관계 발전이 조선반도(한반도), 나아가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건설적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해 기대감을 피력했다.
양국 정상은 대북 공조 이외에도 21세기를 맞아 새로운 한미관계의 발전 방향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다.
'동맹 60주년 기념 선언'이 대표적이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아ㆍ태 지역 평화ㆍ번영의 핵심축으로서 한미동맹과 미국의 확고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하며, 한반도 내 평화와 안정 및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과 북핵ㆍ북한 문제에 대한 공동 대처를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충실한 이행 등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동북아 및 글로벌 협력을 지속해 양국 국민들간 교류ㆍ협력을 강화해 나감으로써 21세기 양국관계의 새로운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정상은 이와 관련, 비준 1년을 넘긴 한미 FTA의 이행 경과를 평가하면서 향후 한미 FTA의 온전한 이행 등 양국간 경제ㆍ통상 협력 증진 및 주요 현안의 호혜적 해결에 공감대를 도출했다.
'호혜적'이라는 표현이 나온 만큼, 한미 FTA 발효 이후 자동차와 부품, 쇠고기ㆍ돼지고기 무역에서 미국의 손해가 커지고 있다는 일각의 분석과 관련해 미국 측이 더 많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 확대를 주장할 가능성도 커보인다.
다만 우리측에서도 국내에서 불평등 협상의 대표적 조항으로 지목돼온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에 대한 재협상을 추진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언론사 간부 간담회에서 "발효 1년을 맞은 한미FTA에 대해서도 어떻게 하면 더욱 호혜적으로 이행될지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양국이 에너지와 정보통신기술(ICT) 등의 분야에서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협력기반을 마련한 것도 주목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미국 에너지부가 공동 채택할 성명에는 한미 양국 간 셰일가스 기술 및 정보 교류, 가스 하이드레이트 관련 협력 확대, 청정에너지 공동연구 개발 등이 포함됐다.
또 양국은 ICT 정책협의회를 설립, 차관급(잠정) 연례 협의회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미국 ICT 정보의 신속한 국내 전파 및 우리 ICT 기업의 해외진출 지원 등을 하게 된다.
특히 에너지와 ICT는 박 대통령이 주창하는 '창조경제'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분야인 만큼, 이번 협력을 계기로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 정책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우리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오는 부분도 관심을 가질 만한 부분이다.
우리 정부는 현재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전문직 비자쿼터 1만5천개 신설을 추진 중인데, 확보되는 비자 쿼터 규모만큼 우리 국민의 해외 진출 기회가 창출되는 효과가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또 한미 대학생연수취업(WEST.Work, English Study, Travel) 프로그램도 올해 10월말 만료되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향후 5년간 추가로 연장하기로 했다.
두 사안 모두 박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강조한 해외취업 확대와 관련돼 있다.
아울러 우리 외교부와 미국 국무부가 '기후변화 공동성명'을 채택해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양자간 협력 강화 방침을 천명하는 것이나, 개발도상국에 대한 개발ㆍ지원에서도 협력하는 '나눔과 배려'(sharing and caring) 동맹을 맺게 된 것은 양국이 21세기형 선진적 동맹관계를 맺어가는 좋은 예로 평가될 수 있다.
다만 중동 문제에 대한 협력 문제는 해당 지역에 대한 파병 문제가 논의될 수 있고, 이는 미국에서조차 논란이 진행 중 이라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국내의 반대 여론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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