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유시설이 없어서 우는 아이 안고 쩔쩔매는 엄마들이 많습니다. 아기 젖 물리기 민망한 곳을 수유실로 쓰라는 곳도 있었습니다.
노유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에 있는 한 대형 마트입니다.
젖먹이 아기를 안은 두 엄마가 급히 안내데스크를 찾습니다.
[대형마트 직원 : (수유실 어디 있어요?) 비상구로 해서 올라가셔야 돼요. (엘리베이터 타고는 못 올라가요?) 네, 죄송합니다. 계단으로 올라가셔야 돼요.]
한참을 가서 엘리베이터를 지나쳐야 계단이 나옵니다.
[괜찮아?]
유모차도 쓸 수 없어 아기를 안고 힘겹게 오릅니다.
마침내 도착한 수유실.
비좁은 방에 달랑 의자 2개, 딱딱한 책상 하나가 전부입니다.
다른 지점은 더 합니다.
주말이면 손님으로 발 디딜 틈 없지만, 모유 수유실에는 소파 하나가 전부입니다.
[수유시설 이용 주부 : 많이 불편하죠. 두세 명 들어왔을 때는 탁자에 아기들 눕히고 거기에서 (수유)하니까….]
서울에 있는 한 공립 도서관.
엄마와 아기가 함께 이용하는 모자 도서관까지 있습니다.
작지만 모유 수유시설도 갖춰놨었지만, 지난달 없애버렸습니다.
[공립 도서관 관계자 : 4월에 저희가 (수유) 시설을 다른 걸로 활용을…내부적으로 사무 공간이 필요해서…]
그렇다면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열차에는 모유 수유시설이 잘 갖춰져 있을까요?
들어 가 보겠습니다.
[(수유실 있어요?) 객차에 오셔서 말씀하시면(알려 드릴게요.)]
수유실이라고 알려준 곳은 노래방.
그나마도 잠겨 있고, 창문을 통해 안이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심지어, 노래방 이용객이 있으면 쓸 수도 없습니다.
모든 열차에 수유실을 마련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하던 게 무색합니다.
다중이용시설에 모유 수유에 대한 규정조차 없는 현실.
[보건복지부 관계자 : 법적으로 강제조항은 없습니다. 권장으로만 돼 있기 때문에….]
출산율 높인다고 홍보성 정책만 내놓기 전에 아기와 엄마를 배려하는 실질적 변화가 아쉽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김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