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남양유업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이른바 갑의 횡포에 대한 사회적 제재 움직임이 일면서 그 동안 죽어만 지내던 을의 울분도 봇물 터지듯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들의 목소리에 작은 힘을 실어주고자 SBS에서는 대기업의 횡포를 고발하는 연속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그 첫 순서로 이른바 갑을관계로 불리는 대기업과 대리점, 혹은 가맹점 사이에 존재하는 대표적 불공정행위인 '밀어내기' 횡포를 취재했습니다.
대기업 영업사원) "제가 넣고 싶어서 넣었고요. 이런 거 이런 거 잘 나가니까 넣어보시라고."
편의점 점주) "그걸 왜 FC(영업사원)마음대로 결정하세요?"
대기업 영업사원) "제가 몰래 넣어서 피해 보신 거 있어요? 피해 보신 거 있나고요?
빼고 싶으면 빼시라고 얘기했잖아요"
왜 몰래 강제 발주를 했는지 따지는 편의점 주인에게, 대기업 영업사원이 되레 화를 내며 횡포를 부리는 통화 녹취록입니다. 이런 밀어내기 관행은 편의점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식품업체에서는 비일비재한데요, 주로 신제품이 출시되거나 재고가 쌓일 때, 또, 월말과 분기 말 결산이 임박할 때 집중되고 있습니다.
밀어내기보다 점주들을 더 눈물짓게 하는 건 바로 반품이 전혀 안 된다는 점입니다. 유통망 확대를 위해 물량을 쏟아 붓는 것까지야 이해한다고 쳐도, 시장 반응이 좋지 않으면 바로 반품을 받아줘야 하는데, 사실상 모든 재고를 점주에게 그대로 떠넘기고 있습니다. 그러다 유통기한이 지나면 점주가 모든 피해를 떠안고 물품을 폐기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다만 얼마라도 건지려고 납품가의 10%수준으로 물건을 떠넘기는 이른바 '삥 처리'도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환불은 고사하고 다른 물품으로 교체만 해줘도 양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돕니다.
정부와 사회가 대기업에 맞서 대신 싸워줘야 하는 이윱니다. 막강한 '갑'의 위치에서 힘없는 '을'에게 물품을 강제로 떠넘기고 반품처리는 외면하는 대기업의 횡포, 이제는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