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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금속 강도 버젓이…주얼리 특구는 열린 금고?

<앵커>

귀금속 매장이 줄지어 있어서 '주얼리 특구'라고 불리는 종로거리 아시죠. 값비싼 귀금속을 다루다 보니 범죄가 끊이지 않는데 방범은 낙제점입니다.

채희선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월  종로의 한 금은방.

대낮에 헬멧을 쓴 남성이 들어오더니 벽돌로 진열대 유리를 깨고는 5초 만에 귀금속을 쓸어갑니다.

주인은 황당한 듯 쳐다볼 뿐 속수무책입니다.

지난해 7월에는 근처의 또 다른 금은방 앞유리를 깨고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절도범도 있었습니다.

[귀금속 매장 직원/서울 종로 : 빈번하죠. 말로 하면 끝도 없죠. 여기는 경비 없는 금고죠. 운이 좋으면 막는 거고 못 막으면 일단 털리는 거예요.]

귀금속이 많은 곳이다 보니 강도나 절도가 자주 일어나지만 보안 수준은 낙제점입니다.

범행이 일어난 귀금속 집 앞에는 이렇게 CCTV가 있었지만 전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종로구청 직원 : (CCTV) 기종이 보통 한 7, 8년 이상 된 것들이에요. 종로에 있는 CCTV들이 그래요. 옛날에 설치했던 거는 녹화가 안 되고, 최근에 설치한 거는 한 달 정도 녹화가 돼요.]

종로 일대에는 귀금속 매장 2800여 곳이 모여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 설치된 방범용 CCTV는 고작 7개뿐입니다.

해당 구청에 CCTV를 늘려달라고 민원을 넣었지만 감감무소식.

결국, 절도범을 현장에서 직접 잡을 수밖에 없다며 야구방망이까지 갖춰 놓을 정도입니다.

[귀금속 매장 직원/서울 종로 : (야구 방망이를) 왜 갖다 놓겠어요. 힘이 달리면 방망이라도 뻗어야 하고,  몸싸움을 하는 경우도 있고. 어쨌든 직접 잡는 게 경찰보다 빠르니까…]

서울시는 2009년 이곳을 주얼리 특구로 지정하고 2015년까지 귀금속, 보석단지의 이정표로 삼겠다는 밝혔지만, 먼저 터는 게 임자, 열려 있는 금고라는 자조 섞인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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