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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품 거부에 '밀어내기'…'갑' 대기업들의 횡포

<앵커>

밀어내기식 제품 강매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퍼져 있습니다. 저희가 이른바 갑의 횡포를 고발하는 연속 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정형택 기자입니다.



<기자>

편의점을 관리하는 대기업 영업사원이 편의점 주인에게 보낸 메일입니다.

상품 주문을 해달라, 발주 많이 해달라는 내용입니다.

표현은 부탁인데 내용은 강요입니다.

다른 점포의 전산기록.

몇천 원대의 주문 가운데 30만 원대에 가까운 주문이 하나 들어 있습니다.

편의점 주인이 아닌 대기업 영업사원이 일방적으로 주문을 넣은 겁니다.

[전화 녹취 : 제가 넣고 싶어서 넣었고요. 이런 거 이런 거 잘 나가니까 넣어보시라고. (그걸 왜 FC(영업사원)마음대로 결정하세요?) 제가 몰래 넣어서 피해 보신 거 있어요? 피해 보신 거 있나고요? 빼고 싶으면 빼시라고 얘기했잖아요.]

억지로 물건을 떠넘겨 놓고는 반품 처리는 나 몰라라 합니다.

[편의점 주인 : 반품이라는 게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적은 양. 거의 대부분 점주가 (책임) 진다고 보면 되죠.]

밀어내기 관행은 신제품이 출시되거나 재고가 쌓일 때, 또, 월 말과 분기 말 결산이 임박할 때, 집중됩니다.

[내가 좀 이야기했습니다. (강제발주)하라고. (정상적으로 하고 있는데도 삥(강제발주)날려버리고, 그것도 말 한마디 없이. 아침부터 너무 힘 빠진다.)]

거부하면 본사는 다음 달부터 다른 대리점에 물량을 몰아줍니다.

말 안 듣는 대리점을 도태시킨다는 '찢어버리기'라는 업계 은어가 생길 정도입니다.

[김성진/변호사 : 거래상의 지위를 이용해서 상대방에게 매출을 강요하는 행위는 불공정거래 행위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과징금이나 형사처벌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거든요….]

막강한 '갑'의 위치에서 힘없는 '을'에게 물품을 강제로 떠넘기고 반품처리는 외면하는 대기업의 횡포, 이제는 바로잡아야 할 때입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강동철,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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