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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장관들은 기부를 할까요? 과연 얼마나 기부했을까요?

[취재파일] 장관들은 기부를 할까요? 과연 얼마나 기부했을까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2달 여 지났습니다. 17개 부처의 장관도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참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민주당은 부동산 투기, 병역 비리, 탈루, 위장 전입, 전관 예우 등 몇 가지 검증 기준을 제시하며 장관 후보자들에게 철저한 검증 잣대를 들이 댔습니다. 그래서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또는 인사청문회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른바 ‘언론 검증’ 과정에서 스스로 물러난 사람도 있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회가 능력과 전문성을 검증하기 보다는 신상 털기식 검증이라며 아쉬움을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아쉽게도 장관이 되신 분들 중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부동산, 위장 전입, 탈루, 병역, 전관 예우 등의 검증에서 깨끗했던 분은 한 분도 없었습니다. 어떤 분은 몰랐다고 했고, 어떤 분은 그 때는 다들 그렇게 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웬만한 부동산 투기나 위장 전입은 별 것 아닌 게 됐고, 세금도 뒤늦게 내면 그만인 게 됐습니다. 어찌 보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50대 60대 이상인 현 장관들이 젊은 시절 사회에 진출하고 결혼을 하고 재산을 형성하던 60년대 70년대를 생각해 봅니다. 자녀들을 좋은 학군을 보내기 위해 위장 전입을 하는 것, 부동산 투기로 큰 시세차익을 얻는 것, 부모가 아파트를 사주거나 또는 자녀들이 결혼할 때 아파를 사주는 것, 공적인 돈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것 등등 지금은 문제가 되는 일들이 그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평범한 일이었을 겁니다. 아마 다들 젊은 시절에는 먼 훗날 자신이 대한민국의 장관이 될 지 상상을 못 했을 겁니다. 아니 그런 야망을 갖고 있었다고 해도 김대중이라는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서 인사청문회라는 제도를 도입하고,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서 인사청문회를 더 확대하고, 그리고 먼 훗날 국민 대중이 철저한 인사검증을 요구하리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자, 80년대 90년대 나아가 2000년대 젊은 시절을 보내고 있는 분들, 그리고 먼 훗날 고위공직자 야망을 갖고 있는 분들 그런 분들에게 먼 훗날 국민 대중, 즉 유권자들은 고위공직자로서 어떤 검증 기준을 들이댈까요? 저는 그 기준 중 하나로 ‘기부’를 들고 싶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에 많은 분들이 봉사를 하거나 기부를 하고 나눔에 대한 문화가 형성됐고 더욱 형성돼 가고 있습니다. 먼 훗날 우리 나라 고위 공직자의 기준으로 ‘기부’가 적용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확신합니다.

그렇다면 이번 박근혜 정부의 장관들은 얼마나 기부를 했을까요? 단 한 번도 어느 언론도 고위 공직자들의 기부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습니다. 민주당 최재천 의원실이 유임된 김관진 국방 장관을 제외하고 새로 임명된 16개 장관들의 기부금 내역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를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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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부금 액수는 국회 인사청문회 자료를 제출할 때 기부금 항목에 적힌 금액입니다. 여기에는 정치기부금도 포함되고, 종교단체 헌금도 포함돼 있고 또 각종 협회나 학교에 발전기금으로 낸 후원금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 기부금을 흔히 생각하는 순수하게 고아원이나 불우이웃 단체 등에 낸 기부금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최재천 의원은 장관 후보자들에게 기부금 내역을 공개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순수한 기부금 내역은 다음의 표입니다. 참고로 황교안 법무장관은 기부금 내역을 제출하지 않아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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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룡 문화부 장관, 윤진숙 해수부 장관, 방하남 노동부 장관, 조윤선 여성부 장관, 최문기 미래부 장관 순으로 기부를 많이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 류길재 통일부 장관, 이동필 농림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사회복지 기부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중요한 자료는 재산 아닐까 싶습니다. 이를테면 같은 기부금 만원이라도 백만 원 가진 사람이 내는 만원과 십만 원 가진 사람이 내는 만원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장 재산이 많은 사람은 50억 원을 신고한 조윤선 여성부 장관인데 지난 5년 동안 사회 복지 기부금은 290여 만 원을 냈습니다. 다음으로는 40억 원을 신고한 현오석 경제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입니다. 하지만 사회복지 기부금은 0원이었습니다.

이번엔 39억 원을 신고한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인데 지난 5년 동안 89만 여 원을 기부했습니다. 다음은 25억 원의 재산을 신고한 황교안 법무장관인데 종교단체, 발전기금, 정치기부금을 뺀 순수 사회복지 기부금 내역을 밝히지 않아 아쉽게도 얼마를 냈는지 알 수 없습니다.

19억 원을 신고한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6만원, 18억 원을 신고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58만 여 원, 16억 원을 신고한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210여만 원, 15억 원을 신고한 유진룡 문화부 장관은 860여 만 원, 그리고 14억 원을 신고한 이동필 장관은 단 한 번도 기부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기부금액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낸 기부금입니다.

한편 1억5천여만 원을 신고한 윤진숙 해수부 장관은 440여만 원의 기부금을 냈고 1억2천여만 원을 신고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사회복지 기부금은 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각 장관의 재산과 신고한 기부금, 그리고 다시 순수한 사회복지 기부금액을 표로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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