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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담뱃값의 경제학…이번엔 물가연동제?

[취재파일] 담뱃값의 경제학…이번엔 물가연동제?
기획재정부가 담뱃값을 물가에 연동시켜 올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담뱃값 인상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현재 담뱃값을 2,000원 올리는 파격적인 법안이 김재원의원 명의로 올라가 있긴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담뱃값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3년만이다.  연구 용역을 발주한 기획재정부는 9년째 동결돼 있는 담뱃값 현실화를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본질은 박근혜정부의 화두인 증세없는 복지재원 조달을 위해서다.

담배는 481개 소비자 물가지수 항목에 포함돼 있고, 가중치로는 20번째에 해당될 만큼 서민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역대 정부에서도 담뱃값을 쉽게 올리지 못했다. 담뱃값이 2004년 500원 오른 뒤 9년간 동결돼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에따라 기획재정부는 담뱃값이 급격히 오를 경우 물가나 국민들에게 주는 부담이 커지는 만큼, 담뱃값 물가연동제를 도입해, 합리적인 범위에서 담배값 인상을 검토하려고 하는 것이다.

담뱃값 인상은 물가지수로서 가지는 상징성도 크지만, 흡연율과도 꽤나 상관관계가 깊다. 우리나라 성인 남성 흡연율은 44.3%로 OECD 국가 중에서 그리스 다음으로 높다. 결론은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한 연구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김재원 의원이 발의한 대로 담뱃값이 2,000원 오르면, 2020년에는 성인남성 흡연율이 37.4%로 줄어들고, 1000원만 인상해도 38.9%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2004년 말 담뱃값을 500원 인상한 이후 국내 성인남성 흡연율은 2004년 57.8%에서 2006년 44.1%까지 급감했다.

따라서, 담뱃값 인상은 세수확보나 국민건강 차원에서도 모두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담배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기호품이다. 담뱃값이 소비자 물가지수에서 가중치 비중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서민들이 싼값에 스트레스를 푸는 수단이라는 뜻이다. 가격인상은 물가상승에 대한 부담도 부담이지만, 스트레스를 제때 풀지 못하는 서민들의 고통지수를 높이는 역효과와도 맞물려 있기 때문에 정부가 지난 2009년에도 인상을 검토했다 포기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정부의 인상 움직임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나쁘지는 않다. 이미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이 발의한 지방세법 일부개정안에는 담뱃값 물가연동제가 포함돼 있다. 올해에는 전국 단위의 대형 선거도 없어 "담뱃값 인상 논의의 적기"라는 분석도 있다. 기획재정부이 검토하고 있는 물가연동제는 일단 올해는 지난 9년간의 물가 상승률을 한꺼번에 반영해 가격을 올린 뒤 매년 또는 일정기간 담뱃값을 물가에 연동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그동안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2~4.7%인 점을 감안하면 최초 인상분은 500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이후 해마다 물가상승률에 따라 10원 단위에서 100원 단위까지 매년 담뱃값을 올릴 수 있게 된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10원 단위의 담뱃값 상승은 국민이 체감하는 가격변화가 거의 없어 금연정책의 효율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경기불황에 어려운 서민들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세수확보책이라는 것이다. 정답은 없다. 다만, 가격을 올려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면, 서민들이 놀라 홧김에 담배 몇대 더 꼬나물 수밖에 없는 급작스런 정책변화는 아니었으면 한다. 기획재정부의 이번 용역 결과는 7월쯤 나온다. 용역결과가 나오면, 기재부는 관련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올해안에 정부안을 입법예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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