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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허수아비?…대책없는 중국식 길 건너기

<앵커>

중국 사람들은 횡단보도나 신호와 상관없이 아무 때나 또 어디서나 길을 건너기로 유명합니다. 해도 좀 너무 해서 중국 경찰이 벌금으로 이 무단횡단을 없애보겠다고 나섰는데, 잘 될 수 있을까요?

베이징 우상욱 특파원이 현장취재했습니다.



<기자>

중국의 횡단보도에서 신호등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입니다.

횡단보도가 아닌 길도 개의치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밀고 나가는 '집단형',

[무단횡단자 : 다른 사람들이 (법규에) 상관없이 건너니까 저도 괜찮겠지 하는 거죠.]

잽싼 몸놀림으로 차 사이를 헤집는 '개인 기술형'이 있습니다.

[무단횡단자 : 바쁜데 신호를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고, 혼잡하기도 하고요.]

중앙분리대가 있어도 조금 귀찮은 장애물일 뿐 그냥 건너갑니다 .

이런 길건너기 문화로는 안 되겠다며 중국 경찰은 이달부터 10에서 20위안, 우리 돈 2~4천 원의 벌금을 물리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벌금제를 시범 실시 중인 광동성의 예를 보면 효과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교통경찰의 호출은 무시하고,

[교통경찰 : 이쪽으로 오세요. 여기로 오라고요.]

오히려 소리 높여 대들고,

[무단횡단자 : (성함이 어떻게 됩니까?) 몰라.]

심지어 다른 행인을 단속하는 중인데도 거리낌 없이 무단횡단을 시도합니다.

이런 '중국식 길 건너기'는 차량들의 난폭 운전도 책임이 있습니다.

베이징의 일반적인 한 건널목입니다.

지금 막 파란불로 바꼈는데요, 제가 한 번 직접 신호를 지켜서 건너보도록 하겠습니다.

좌회전, 우회전 차량이 수시로 횡단보도로 달려들어 제 시간 안에 길 건너기가 불가능합니다.

보행자는 차량을 무시하고 차량은 보행자를 배려하지 않는 악순환입니다.

도로 시스템도 중국식 길 건너기의 원인입니다.

[베이징 시민 : 제3순환로 안(시내)에는 건널 곳이 없어요. 길 건너기가 무척 힘들죠. 신호 기다리는 시간도 너무 길고요.]

건널목이 너무 떨어져 있어서 둘러가야 하고 시간도 짧고 전혀 안전하지 않아요.

결국 중국의 교통체제 전반이 개선되지 않는 한 '중국식 길 건너기'는 사라지기 어려워보입니다.

(영상취재 : 이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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