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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고갈 논란 ②국가지급보장 놓고 공방

"기금고갈로 연금 못 받는다는 우려는 오해"

국민연금 고갈 논란 ②국가지급보장 놓고 공방
국민연금 기금은 '적게 내고 많이 받는' 제도상의 근본적 원인 때문에 완전 고갈을 피할 길이 없다.

금융 전문가들을 동원해 기금을 잘 굴려 수익을 끌어올리더라도 마찬가지다.

물론 기금을 잘 운용하면 몇 년 더 고갈 시기를 뒤로 늦출 순 있다.

그러나 수익을 높이려면 그만큼 큰 위험도 떠안아야 한다.

자칫 기금 운용에 실패하면 고갈 시점을 더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주식과 부동산 등에 대규모로 투자하다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때 큰 폭의 수익률 하락으로 막대한 손실을 본 다른 외국 공적연금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아무리 애를 쓰더라도 기금의 소진은 막을 수 없다는 사실 자체는 명약관화하다.

국민, 특히 젊은 세대가 불안해하는 까닭이다.

기금이 바닥나고 나면 보험료만 내고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도 쥐꼬리 만한 연금조차 손에 쥐어보지도 못하고 빈털터리 신세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지금 당장 공적 연금제도를 없애고 개개인이 각자 알아서 자신의 노후에 대비하는 게 더 낫지 않느냐는 과격한 주장도 나온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국민연금 폐지론까지 외치는 시민단체가 납세자연맹이다.

납세자연맹은 지난 2월 6일부터 국민연금 폐지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여기엔 뜻밖에 많은 사람이 참여했다.

신용불량자로 내몰릴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려 연금 보험료를 낼 돈 몇 푼이 아쉬운 서민들의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공단은 "제도폐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연금제도는 '세대 간 연대'에 기초해 전 세계 170여 개국에서 시행하는 가장 보편적인 노후소득보장 제도로 많은 선진국도 오래전부터 거의 기금 없이 연금제도를 운용하고 있지만 연금지급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독일, 스웨덴, 일본, 캐나다 등 연금역사가 오래된 대부분 선진국의 공적연금도 과거 제도 초기에는 우리나라 국민연금처럼 많은 기금을 쌓아두었다.

하지만, 제도성숙과 더불어 적립기금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부과방식'(그 해 필요한 연금재원을 보험료나 세금으로 조달하는 방식)으로 연금제도를 바꿔서 시행하고 있다.

김성숙 국민연금연구원장은 "제도에 대한 건강한 비판은 필요하지만, 무분별한 논쟁은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 신뢰를 떨어뜨리고 이로 말미암은 최대의 피해자는 사회안전망이 누구보다 필요한 중산층과 서민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기금고갈로 연금을 못 받을지 모른다는 우려를 씻고자 정치권이 내놓은 해법이 국민연금 기금이 소진되어도 연금 지급을 국가가 보장하도록 법으로 명문화하자는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가가 국민연금 급여의 안정적, 지속적 지급을 보장하도록 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여기에는 여당인 새누리당도 힘을 보탰다.

이 개정법은 국가가 국민연금 급여를 책임지고 급여 지급을 위한 시책을 수립, 시행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여야가 합심해 국민연금 지급보증을 밀어붙이려 하자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가 반대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불붙었다.

박근혜정부 출범 초부터 정부와 여당이 갈등을 빚는 상황도 연출됐다.

정부 당국은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국가의 잠재적 부채(충당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날지 모른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국가 채무비율이 높아지면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이렇게 되면 정부나 공기업, 사기업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높은 가산 금리를 물어야 하며 국제 경쟁력에도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국민연금을 국가가 직접 지급 보증한다고 명시한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어쨌든 국민연금의 국가 지급 보증 방안은 결국 정부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거의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야당과 공조했던 여당인 새누리당이 후퇴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국가는 국민연금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고 의무조항처럼 돼 있는 개정안의 문구 표현을 지급 보증의 취지는 살리면서도 완화할 수 있는 쪽으로 수정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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