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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예산 끼워넣기'는 관행…당당한 의원님

[취재파일] '예산 끼워넣기'는 관행…당당한 의원님
국회의 예산안 심사 때마다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돼 온 관행이 지역 민원 예산 '끼워 넣기'다. 이번 추경에서도 이런 '끼워 넣기 예산' 논란이 또 불거졌다. 국토교통위원회 예산소위가 이런 끼워 넣기로 정부안보다 무려 4천억 원 이상 추경 예산을 늘렸다가 눈총을 받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25일 예산심사소위를 열어 4,274억원을 증액한 추경안을 통과시켰다. 정부 추경안 6,767억원보다 60% 이상 늘어난 금액이었다. 도로와 지하철 건설, 하천 생태복원 같은 지역 민원성 예산이 대거 추가됐다. 100억 원 이상 증액된 지역 사업만 17개나 됐다.

추경안 처리를 위해 26일 열린 국토위 전체회의에서조차 해도 너무 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반론도 없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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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차피 안 될 거니까 끼워넣는다?

민주통합당 신기남 의원은 자신은 국토교통위원회도 처음이고 상임위 예결소위라는 것도 처음해본다면서 입을 열었다. 신 의원은 "(추경 예산안) 심사를 해보니까 (끼워넣기 예산이라는 것이) 이게 다 이유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상임위 예결소위에서 "대폭 증액해 올리는 것은 그동안의 관행이자 현행 제도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상임위 차원에서 대폭 올려도 (그대로 반영)된다고 예상하지 않는다", "예결위 회의 가고 본회의 가면 대폭 조정된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아마도 예결위나 본회의 가서 (증액된 금액이) 원래대로 돌아갈 것이다. 그렇지만 그걸 알고도 상임위서 증액을 한다"면서 "만약 상임위에서 증액하는대로 통과된다는 관행이 있다면 그렇게 올리겠느냐"고 반문했다.

"어차피 예결위서 조정된다는 그런 관행이 있기 때문에 상임위 차원에서 좀 올리고 싶은 건 (금액을) 올리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 예산 편성권 없으니 지르고 본다?

신기남 의원은 "지금 예산안 편성권이 정부에 있는데 이것부터 잘못됐다"며 "정부가 어떤 과정 거쳐서 했는지 모르지만 예산안을 일방적으로 짜온 뒤 국회에 툭 던진다"고 불쾌해했다. 또 "국회는 심의만 하고 증액하는 것도 정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이것이 우리 국회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신 의원은 "국회에서 예산안에 관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상임위 심의하는 것 밖에 없다"며 "(이른바 끼워넣기는) 이런  제도 관행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의원들이 자기 지역구 (관련 예산)도 이야기할 수도 있겠고 부탁 받은 것 이야기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그러면서 "정부안대로 정부가 짜오는 예산안이 과연 균형을 갖췄다고 보느냐"며 "나는 그렇지 못한 것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정부안 짜오는 것 그대로 하는 게 옳으냐"고 반문하며 "(그렇게 하려면) 국회의원은 뭐하는 거냐"고 비판했다.

신 의원은 마지막으로 "대폭 증액된 건 그런 제도와 관행의 산물이라고 그렇게 이해해야 한다"며 "신문에서 '쪽지 예산'이라고 하는데 예결소위 위원들이 무슨 잘못된 생각으로 욕심으로 그렇게 했겠냐", "언론에 뭐가 났다고 해서 국회의원들이 너무 놀라고 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또 "만약 아무래도 이건 안되겠다 싶으면 전체회의에서 의결하면 된다며 너무 자괴감 갖고 놀라서 그렇게 할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의원들이 자존심 갖고 해야 한다며 의연하게 대처하면 되는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 제대로 심의했어도 고쳤을까…

신기남 의원의 지적에는 생각해볼 부분들이 많이 있다. 실제로 예산안 편성권을 국회로 이관하는 문제는 래된 논쟁 가운데 하나이다. 또 예결위가 예산안 심사의 전권을 쥐면서 상임위 차원의 논의는 형식적으로 그치게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지난해말 불거진 2013년도 예산안 밀실처리 논란과 쪽지 예산 논란은 바로 이런 점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예결위 상설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 또한 이런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임위 차원의 논의를 대충해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제도가 잘못됐다면 고쳐야 하는 것이지 제도 탓하며 '우리가 올린대로 된다면 이렇게 하겠냐'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곤란하다.

상임위 소관의 예산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해당 상임위원들이다. 어차피 예결위에서 조정될 테니 지역구 예산이고 부탁 받은 예산이고 일단 올리고 보고 하는 것은 패배주의다. 깎일 테니 무조건 올리고 보자고 할 게 아니라 깎이지 않게 소관 부처 예산을 가장 잘 아는 상임위가 먼저 제대로 짜서 올려야 한다.

그렇게 했는데도 예결위에서 삭감했다면, 그 때가서 문제를 제기하고 바로잡는 것이 순리이다. 분명 잘못된 제도와 관행의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바로잡는 것 또한 정부가 아닌 입법부의 책임이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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