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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고 답답" 근로자들 여전히 정상화만 손꼽아

차량마다 생산품 한가득…그래도 완·반제품 90% 이상 남아<br>공장시설 봉인…北경비원 "안심해라. 빨리 해결되면 좋겠다"

"안타깝고 답답" 근로자들 여전히 정상화만 손꼽아
"안타깝고 답답하다. 하루빨리 정상화될 수 있기 만을 기다린다."

정부의 개성공단 잔류 인원 전원 귀환 결정에 따라 27일 오후 돌아온 개성공단 근로자들은 아쉬움과 착잡한 심정을 토로하며 '조속 정상화'를 희망했다.

근로자들은 이날 오후 2시 40분과 4시 20분께 두차례로 나눠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로 돌아왔다.

이날 귀환은 애초 예정보다 늦어졌다. 북측 세관이 더 많은 생산품을 갖고 나오려는 우리 근로자에게 '신고한대로 가져가라'며 철저히 검사하느라 시간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이날은 북한이 지난 3일 개성공단 진입을 차단한 지 꼭 25일째다.

이들은 북한이 북측 근로자 전원을 철수시켜 사실상 공단 가동을 중단한 이후에도 '곧 정상화되겠지' 하는 희망을 품은 채 고생을 자처하며 공단에 남은 근로자들이다.

이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무거웠다.

한 근로자는 "정부의 귀환 결정 소식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 마음이 아파서 어제 한숨도 못잤다"며 "하루빨리 정상화될 수 있기 만을 기다린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마중 나온 동료 직원 앞에서 눈물을 보이는 근로자도 있었다.

이 근로자는 "지난 9년간 기반을 잡아놨는데 이제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나온다"고 울먹였다.

또 다른 근로자는 "아침에 수도, 전기, 가스 등 시설을 봉인하고 나왔다"며 "연평도 사건이나 천안함 사건 때와 달리 이번에는 너무 힘들었다. 철수는 생각도 못했는데 너무 아쉽다"고 했다.

북측 경비원들도 아쉬워했다고 한다.

2차로 귀환한 한 근로자는 "북 경비원이 '시설을 잘 관리해 줄테니 안심해라"며 "'빨리 좋은 쪽으로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고 전했다.

우려와 달리 먹거리 걱정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달 가까이 식자재 반입이 안됐지만 서로 서로 부족한 식자재를 나눠가며 의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공장 가동을 못해 설비가 망가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귀환 근로자는 "공장을 다시 가동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며 "그러나 2∼3개월 정도 지나면 아예 못쓰는 설비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귀환 차량에는 짐이 한가득 실렸다.


한 차량은 운전석 앞 유리창 만 남겨 놓은 채 지붕과 조수석 유리창에까지 짐을 가득 실어 근로자들의 안타까움을 대변했다.

한국전력 차량도 동원됐다.

한전에서 근무하는 김모(53)씨는 "입주기업의 금형제품 등을 싣고 나왔다"며 "다른 차량들도 제품을 최대한 싣고 나왔다"고 전했다.

차량에 짐을 최대한 싣느라 탈 자리가 없게 되자 개성공단관리위원회는 버스 1대를 동원, 귀환근로자를 태우고 돌아왔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귀환 근로자들은 완제품과 반제품의 90% 이상을 개성공단에 두고 나왔다.

이날 CIQ에는 귀환 근로자를 마중나온 입주기업 관계자들과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외신을 포함한 45개사에서 온 취재진 230여명이 몰려들어 취재 경쟁이 뜨거웠다.

CIQ에는 이전 귀환 때와는 달리 경찰 30여명과 소방관 10여명이 배치돼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한편 개성공단기업협의회는 이날 오후 근로자들의 귀환이 정상적으로 진행된 뒤 CIQ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결정 수용' 입장을 밝히며 정부에 피해 보전 대책과 30일 방북 허가 등 4개 항을 촉구했다.

한 회장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미리 준비한 성명서를 낭독한 뒤 언론의 거듭된 취재 요청에도 불구 곧바로 CIQ에 마련된 사무실로 발길을 돌렸다.

(파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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