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주에선 일 년에 한 차례, 이맘때쯤이면 인적 없던 형제섬이 특별한 봄맞이로 무척 바빠집니다. 겨우내 잘 자란 톳을 채취하기 위해 찾는 발길들까지 이어지면서 분주함이 더해진다고 하는데요.
형제섬의 이색 봄맞이 현장을 김동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서귀포시 사계항에서 배를 타고 10여 분, 섬 속의 섬 형제섬에 도착합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형제섬에는 일 년에 한 번씩 사람들로 가득 찹니다.
해녀들이 용왕신에게 바치는 제사 때문입니다.
남자들이 주축이 되는 다른 제사와 달리, 형제섬 제사는 일 년에 단 한번 해녀들만 참여합니다.
경건한 마음으로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올리고, 올 한해 풍어와 안전 조업을 기원합니다.
[허월자/사계어촌계 잠수회장 : 소라, 또 물건도 많이 나게 해달라고 기원도 하고, 바다도 웬만하면 무사고, 그런 의미에서….]
물이 빠지자, 형제섬에 들어온 마을주민들 모두 톳 채취작업을 시작합니다.
청정 해역에서 봄을 한껏 머금은 싱싱한 톳들이 한움큼씩 올라옵니다.
힘든 톳 채취 작업이지만 마을 주민들이 함께 하면서 곳곳에선 웃음이 멈추지 않습니다.
[천영자/사계어촌계 해녀 : 기분이 너무 좋죠. 1년에 한 번 이렇게 금어했다가 이때 4월달에 채취해서 어촌계원이 모두가 나와서 이렇게 하는 겁니다. 기분이 엄청 좋아요.]
음력 3월 15일 전후로 이뤄지는 형제섬 톳 채취는 마을 주민 대다수가 참가하는 이 마을 전통 행사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태풍 등의 영향으로 올해 톳 크기가 예년에 비해 40% 가량 줄어든데다, 가격마저 좋지 않아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김영민/사계어촌계 어촌계장 : 작년엔 7천 kg 이렇게 했는데 올해는 4천 kg 넘으려는지 모르겠습니다. 채취를 해봐야 알기 때문에 값이 싸버리니까 조합원들이 힘들죠. 작업하는 건 마찬가지인데.]
형제섬의 이색 풍경은 사라져가는 제주의 전통 봄맞이 모습을 그대로 전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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