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원랜드의 최대 주주인 한국 광해관리공단은 매년 수백억 원에 이르는 배당금을 챙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폐광지역을 위한 사업과 투자는 고사하고, 피해 관리라는 본연의 기능조차 게을리 하고 있습니다.
정동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00년 문을 닫은 연화광업소의 통기갱입니다.
탄광 안으로 공기를 들여보내기 위해 뚫은 이 갱에서 하루 1천 400톤의 물이 쏟아져 나와 하천을 시뻘겋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이 물에는 사약이나 쥐약의 주성분인 1급 발암물질 비소가 무려 기준치의 4배가 넘는 리터 당 0.22㎎이나 포함돼 있습니다.
비소가 함유된 이 물은 별도의 여과 과정 없이 이곳 황지천으로 유입돼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갑니다.
인근의 또 다른 하천.
밀가루를 뿌려놓은 듯 온통 새하얗게 변했습니다.
막대로 휘젓자 금세 바닥이 보이지 않을 만큼 뿌옇게 흐려집니다.
백화현상이 가장 심각한 지역으로, 물 속에는 알루미늄이 리터당 15.6㎎이나 녹아 있습니다.
[구찬모/태백시 환경보호과: 저희 시에서는 갱내수 유출지점 40개 지점에 대해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지점에서 철 성분이 검출되고 있고요. 일부 지점에서는 비소와 망간이 검출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재 태백의 42개 폐탄광에서 하루 3만 2천 톤의 갱내수가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지만, 정화된 물은 3분 1 수준인 1만 1천 톤에 불과합니다.
[오성수/원주세브란스 기독병원 직업의학과 교수 : 오랫동안 노출됐을 때 생길 수 있는 영향이 문제가 되는 겁니다. 만성 영향으로 대표적인 증상이 피부가 검게 된다거나 피부가 딱딱해진다거나 이런 증상이 있을 수 있고요….]
주민 건강을 위협하는데도 광해관리공단의 수질개선 사업은 더디기만 합니다.
지난해 도내 폐광지 4개 시·군에 투입된 수질 개선 사업비는 고작 29억 원에 불과합니다.
[한국광개관리공단 관계자 : (강원도가) 오염용수 유량이 많고, 그 다음에 이런 것들이 환경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그런 것들을 최우선적으로 했고 그렇지 않은 건 점차적으로 저희들이 장기계획에 따라서…]
국가 산업 발전을 위해 희생한 폐광지 주민들은 광해관리공단의 존재 이유를 다시금 묻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