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마라톤 결승선 근처에서 폭발 충격으로 휘청거리며 바닥에 쓰러졌던 노인 마라토너의 사진이 역사에 남을 한 장면으로 선정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 속 주인공은 78세 마라토너 빌 이프리그.
결승선을 통과하기 직전 폭탄이 터졌고 그 충격으로 아스팔트 바닥에 쓰러지며 테러 현장 쪽을 바라보는 모습이 카메라 앵글에 포착됐다.
다홍색 운동복을 입은 그의 회색 머리칼은 강력한 폭발로 흩날리고 있고, 이프리그의 주변에는 형광 노란색 조끼를 입은 3명의 경찰이 총과 무전기를 꺼내 들고 자욱한 연기 속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장면이 담겨있다.
이 사진은 보스턴 현지 신문인 보스턴글로브가 사진을 공개한 당일에만 2천300건 넘게 리트윗됐고 시카고코트리뷴, WP를 비롯한 미국 지역 일간지의 1면을 휩쓸었다.
사진은 보스턴글로브의 사진기자 존 틀루마츠키가 촬영했다.
그는 보스턴글로브에서 30년간 일하며 20회 넘게 보스턴 마라톤 대회를 취재한 베테랑 사진기자다.
WP는 이 한 컷의 사진이 이번 참사를 가장 생생하게 보여준다며 천안문 사태 때 맨몸으로 탱크를 막아선 남자, 베트남전의 '네이팜 소녀 사진'과 함께 역사를 대변하는 사진으로 선정될만하다고 평가했다.
세계인들을 충격에 몰아넣는 사건일수록 현장을 전반적으로 담아낸 사진보다 상황을 압축적으로 묘사해주는 단 한 사람의 모습이 더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 수석 편집장 세라 린도 그의 사진이 이번 참사를 가장 단순하게 표현해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사진은 보스턴 테러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가득차있다"며 "이 사진을 보고 누구나 나쁜 일이 벌어졌음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신문은 매년 열릴 보스턴 테러 추모식에서 사람들은 가해자의 사진이 아닌 단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 영웅들과 희생자의 모습을 기억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넘어진 노인 마라토너' 역사에 남을 한장의 사진
WP "가해자 아닌 희생자·영웅들 모습 기억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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