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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못 버리는 사람들 '호더'] ⑤ 저장강박증 그리고 호딩

저장강박(Compulsive hoarding)

최근 집안 가득 발 디딜 틈 없이 쓸모없는 물건들로 옹벽을 쌓아 놓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심심찮게 접한다. 그들은 밖에서 신문, 폐지, 빈병, 플라스틱, 고철, 나무 등을 쉴 새 없이 가져와 집안에 쌓아둔다. 그리고 절대 버리는 법이 없다. 잡동사니 더미 속 그들만의 왕국에서 그들은 위안과 편안함을 느끼며 생활한다. 이러한 그들의 비정상적인 행동은 물건에 집착해 수집하고 저장하는 '저장강박(Compulsive hoarding)'이라는 정신장애에서 오는 것으로 호딩 장애(Hoarding Disorder)의 한 부류이다. 쓸모없는 물건을 버리지 못 하고 사거나 주워와 집안 가득 축적하는 행위를 호딩(Hoarding)이라 일컬으며, 이러한 행위를 하는 사람을 호더(Hoarder)라 부른다.


세계적인 예술가 앤디 워홀(Andy Warhol)

세계적인 예술가 앤디 워홀은 동화책, 유명인의 신발, 편지, 사진, 기사 등을 수집했으며 사람들이 쓰레기라고 취급하는 물건까지 모았다. 그는 책상 위의 물건들을 모두 상자에 담은 뒤 타임캡슐이란 이름으로 부르길 좋아했는데, 집안에 타임캡슐 상자만 600개가 넘었으며 집이 5층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물건으로 가득 차 그는 겨우 2개의 방에서만 생활했다. 앤디 워홀은 저장강박 증세를 보이는 호더(Hoarder)였다. 저장강박은 우리나라에서는 낯설지만 외국에서는 잘 알려진 증상으로 최근 해외의 많은 언론에서 다루어졌다. 미국의 한 방송사에서는 ‘호더스(Hoarders)'라는 프로그램에서 이러한 증상을 앓고 있는 호더들의 이야기를 매주 다루고 있을 정도로 저장강박이라는 증상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사람의 수가 세계적으로 7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많은 물건들이 생산되고, 소멸되는 물질 만능 주의 시대. 남보다 더 많은 물건을 소유하기 위해 더 고단하게 일하며, 보다 중요한 가치를 기꺼이 희생하는 사람들. 어느 순간부터 물건에 집착하고, 모으게 되면서 물건에 집을 내주고 정작 자신은 그 물건 더미의 틈바구니에서 생활을 하는 사람들. 그곳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호더들의 수는 최근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물건을 소유하기보다 물건에 소유 당한 삶을 살고 있는, 쓸모없는 물건에 그토록 집착하는 그들은 누구일까?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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