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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죠?"…청소년 100명 살린 한 통의 전화

<앵커>

이렇게 이런저런 이유로 고통을 겪는 청소년들은 때로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위태로운 아이들의 마음을 돌리는 건 한 통의 전화일 수도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이경원 기자입니다.



<기자>

생명의 전화에 걸려온 전화 한 통.

목숨을 끊으려는 고3 수험생이었습니다.

[수험생 : 그냥 너무 힘들어요. 항상 자살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 전화기 보고 마지막으로….]

상담사의 애정 어린 설득이 이어지고,

[상담사 : 지금 많이 힘들죠? (네.) 혼자인 것 같죠? (네.) 그러면 가족들과 친구들이 평생 죄책감에 살 거예요. (저 하나 없어진다고 달라지나요.)]

계속된 설득에 학생은 슬그머니 속내를 털어놓습니다.

[한 번 믿어보지 않을래요? 저를? (공부도 안 하고 지금까지 사고만 치다가… 뭐 하나 해보지도 않았는데….]

30분에 걸친 통화 끝에 학생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독한 마음을 먹고 한강 다리 위에 선 청소년들.

하지만, 이들은 상담사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쉽게 마음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상담 내내 울다가도 끝날 때쯤이면 고마움도 전하고,

[이번에 실패했지만, 다음에는 더 좋은 일이 생기고, 그때는 더 용기를 내야 해요. (감사합니다.)]

한 남학생은 친근한 조언에 너털웃음까지 짓습니다.

[이렇게 보면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이 나중에 큰 인물이 되더라. (어르신한테 이런 얘기를 들으니, 좀… 하하.)]

다시 한 번 생각해보란 취지로 한강 다리에 설치된 생명의 전화.

지난해 청소년 100명의 생명을 구했습니다.

[정봉은/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상임이사 : 누군가가 옆에서 상담을 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러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전문 상담교사가 배치된 학교는 10% 남짓.

그런데도 전국 시도 교육청은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올해 1천 명에 가까운 상담 교사를 해고했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김승태, 영상편집 : 김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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