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서울 거리 깨끗하고 걷기 편해졌습니다. 4년에 걸친 디자인 서울 사업 공사 끝에 새 단장을 마친 겁니다. 그런데 오히려 더 불편해진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시각장애인입니다.
엄민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07년 시작한 디자인 서울 거리 조성사업.
걷기 좋은 거리를 만드는 게 핵심이었습니다.
도시미관을 정비하고 도로 장애물을 깔끔히 제거했습니다.
그런데 시각 장애인에겐 걷지 못할 거리가 됐습니다.
노란색 점자블록을 따라 걷는 시각 장애인.
가다 보면 건물에 막히고, 장애물에 부딪히기 일쑤입니다.
그나마 이건 나은 편.
점자 블록이 갑자기 끊겨 버린 곳도 있습니다.
한참을 찾다 찾다 못 찾으면 어디로 갈지 헤맬 수밖에 없습니다.
'기역' 자로 꺾여 있는 점자 블록.
직진은 하지 말고 우회전만 하라는 뜻인지 알 수 없습니다.
[유승주/시각장애인 : 점자 유도블록을 밟고 걸을 땐 편했는데, 그게 어느 날 갑자기 없어져서 시각장애인은 아예 (길을) 다니지 말아라. 이런 상태가 된거죠.]
주택가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이곳엔 노란 유도블록 대신 양쪽에 검은 블록을 깔아놨는데 표면의 질감이 거의 차이가 없어서 보행에도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새로 깔린 보도블록은 요철이 없고 일반 블록과 질감만 조금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만옥/시각장애인 : (구청에선) 꺼끌꺼끌한 거 이걸 잘 감지하고 다녀라, 그렇게 말해요. 현실적으론 아무 쓸모가 없어요.]
서울시는 디자인에 치중하느라 시각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미흡했다면서 앞으로 공사에선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 설치에 유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박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