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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 치렀는데 돌아온 딸…뒤바뀐 운명

<앵커>

교통사고 현장에서 다친 사람이 1명, 숨진 사람이 1명 나왔는데 경찰이 이걸 바꿔서 처리했습니다. 장례까지 치른 딸이 살아 돌아온 집도 있지만 딸이 숨진 걸 20일 만에 알게 된 부모도 있습니다.

이경원 기자입니다.



<기자>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던 승용차가 방음벽을 들이받습니다.

검은 연기 사이로 산산조각이 난 차의 형체가 드러납니다.

경찰은 이 사고로 18살 김 모 양이 사망하고, 13살 안 모 양이 크게 다친 걸로 처리했습니다.

딸의 사망 소식에 김 양의 어머니는 한동안 식음을 전폐하다 지난달 말 장례를 치렀습니다.

그런데 20일 뒤, 중환자실에 있던 안 양이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는 소식에 병문안을 갔던 김 양 어머니는 털썩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죽었다던 딸 김 양이 병상 위에 누워 있던 겁니다.

[김양 어머니 : 나는 내 딸이라고 장례 치르고, 사망 신고까지 냈어. 내 생살 같은 내 자식이 (살아) 누워 있을 거라고 상상도 못했지, 나는. 안양 부모도 마찬가지지, 자기 자식이라고 믿고 치료하고 얼마나 정성을 쏟았겠냐고…]

실제 사망자는 김 양이 아닌 안 양.

경찰이 사고 현장에서 시신 확인을 잘못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숨진 안 양도, 다친 김 양도 얼굴이 크게 훼손됐기 때문이었습니다.

[고양경찰서 관계자 : 일요일날 양쪽 부모들이 만나서 보고 이제 확인을 했고, (엄마를) 보니까 애가 알아보더라는 거예요. 이제.]

뒤늦게 딸의 비보를 접한 안 양의 부모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양측 부모와 김 양의 DNA 검사를 의뢰했지만 순식간에 자식의 운명이 뒤바뀐 양쪽 부모 모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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