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명 한의원에서 돈 받고 가짜 진료 소견서를 발급해 사실상 비자 장사를 해온 혐의로 검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채희선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이번에 적발된 서울의 한 유명 한의원입니다.
올 초 이 한의원에서 초청해 의료 관광을 온 외국인은 49명.
한의원은 이 가운데 21명에게 가짜 진료 소견서를 써 준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습니다.
외국인들은 진료 소견서를 가지고 중증 환자에게만 발급되는 장기 체류 비자를 받았습니다.
[의료 관광 알선 브로커 : 원장님한테 (가짜 소견서를 써달라고) 부탁했어요. 소견서를 이용해 (장기 체류) 비자를 받았던 거죠. (한 명당) 처음에 240만 원씩 (냈어요.)]
외국인 21명이 받아 챙긴 소견서를 확인해 봤습니다.
"척추 교정을 위해 20주 동안 진료를 해야 한다."
병명이나 진료 기간 등 21명의 소견서 내용이 거의 같습니다.
이 한의원은 진료 기록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가짜 소견서에 끼워 맞추기 위해 진료 횟수를 부풀려 쓴 것입니다.
한의원 측은 진료비 명목으로 외국인 한 명당 200만 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소견서를 발급해준 외국인에게는 100만 원씩 추가로 챙겼습니다.
한의원 측은 허위 소견서 발급 등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외국인들이 이 소견서를 불법 체류에 이용할 줄은 몰랐다고 주장합니다.
[한의사 : 소견서에 몇 회 왔었다고 쓴 것은 잘못 쓴 게 맞아요. 어차피 약간 허위로 나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조사를 받으면서 그런 부분은 우리가 (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얘기를 했어요.]
검찰은 법무부 이민특수조사대와 공조해 한의원에 의료 관광을 알선한 브로커 한 명을 구속하고, 이 한의원을 통해 입국한 뒤 불법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들을 쫓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 영상편집 : 최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