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타 싸이(본명 박재상·36)가 신곡 '젠틀맨'의 안무에 사용한 브라운아이드걸스 '시건방 춤'의 저작료를 지불했다고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가 14일 밝혔다.
안무는 음악처럼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아 리메이크할 경우 저작권을 따로 구입하지 않아도 되지만 싸이는 '시건방 춤'을 만든 안무팀 '야마앤핫칙스'에 춤 사용에 대한 저작료를 지불했다.
'시건방 춤'은 안무팀 '야마'(단장 전홍복)와 안무팀 '핫칙스'(단장 배윤정)가 함께 만들었다.
두 팀은 '야마앤핫칙스'라는 팀명으로 공동 작업하며 카라의 히트곡 '미스터'의 '엉덩이 춤', 티아라의 히트곡 '보핍 보핍'(Bo Peep Bo Peep)의 '고양이 춤' 등을 히트시켰다.
소속사 관계자는 "'시건방 춤'을 만든 안무가 중 한 명이 1집 타이틀곡 '새'의 안무팀에 참여했던 댄서"라며 "그 인연으로 이 춤을 쓰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공동 창작자들이 상의해 허락해줬다.
이 춤이 국내에서 크게 히트한 춤이어서 창작에 대한 대가를 지불했다"고 설명했다.
'시건방 춤'은 브라운아이드걸스가 2009년 히트시킨 '아브라카다브라'의 포인트 춤이다.
도도한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엉덩이를 좌우로 흔드는 춤이다.
싸이가 이 춤을 '젠틀맨'에 사용하며 브라운아이드걸스도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멤버 가인이 이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며 화제가 됐다.
빌보드는 13일(현지시간) 싸이의 '젠틀맨' 뮤직비디오를 소개하며 춤에 대해 "미묘하게 엉덩이를 흔드는 동작은 가인이 속한 그룹의 히트곡 '아브라카다브라'에서 차용한 춤"이라며 '아브라카다브라'의 뮤직비디오를 함께 게재했다.
싸이도 13일 공연 전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시건방 춤'을 내 몸에 맞게 바꿨다"며 "앞으로도 한국의 춤과 노래를 많이 리메이크해 해외에 선보일 생각이다.
우리 댄스 가요사에는 엉거주춤, 회오리춤, 수영춤 등 포인트 춤이 많은데 이를 재해석해 원곡의 주인이 재조명 받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K팝이 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키는 흐름에서 이 춤이 글로벌 무대에서 히트를 하더라도 안무가들이 부가로 얻는 수익은 없다.
'강남스타일'의 '말 춤'을 세계적으로 히트시킨 안무팀 매니아의 이주선 단장도 싸이로부터 감사의 사례를 받았을 뿐이다.
그로인해 지난해 유명 안무팀의 안무가들이 모인 방송댄스협회가 설립되기도 했다.
방송 출연료 인상, 저작권료 징수 등 안무가의 권익 향상을 위한 사업을 벌이기 위해서다.
방송댄스협회는 홈페이지에서 "작사, 작곡가와 달리 안무가의 안무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지 못하며 댄서는 예술가로서의 지위를 확보하지 못하는 현실"이라며 "협회원의 지위 향상과 동시에 상업 예술로서 안무의 저작권을 확립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한 인기 그룹의 댄서팀 단장은 "안무가들이 무척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어서 안무도 음악처럼 저작료를 받을 필요성이 있다"면서도 "춤은 비슷한 동작이 너무 많아 저작권을 인정받기까지 어려운 측면이 있고 안무가들 사이에서도 분쟁이 많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