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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자동차 연비를 높이니 따라오는 '보너스'

[데스크칼럼] 자동차 연비를 높이니 따라오는 '보너스'
자동차 관련 단체에서 주관하는 ‘연비 왕’ 선발대회를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연비 왕’에 뽑힌 분들의 비결을 종합해보면 대략 이렇습니다.

△ 급 출발, 급 가속을 하지 마라
△ RPM(분당 크랭크 축의 회전 수)을 2,000 이하로 유지하라
△ 신호 대기할 땐 기어를 중립으로 하라
△ 신호가 바뀌는 걸 미리 파악하고 그에 맞춰 운전하라
△ 내리막길에선 가속 페달을 밟지 마라

그 외에도 몇 가지 더 있지만, 생략하겠습니다.

관련 보도가 나올 때마다 “실제로 저렇게 운전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그냥 넘겼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한 지인의 얘기를 듣고 자동차 연비 높이기에 도전해봤습니다. 여러 가지를 다 하긴 어려우니 앞에 있는 세 가지, 즉 급 출발, 급 가속을 피하고 RPM을 2,000 이하로 유지하며, 신호 대기할 때 기어를 중립으로 놓는 것만 실천했습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연비가 17.8% 높아졌습니다. 3주 동안 운행한 결과입니다. 월 유류 비를 30만원으로 계산했을 때 5만3천400원이 절약되는 겁니다.

기름값 아껴서 좋은 대신 답답함은 좀 있습니다. 부왕~ 하고 나가던 차가 스스릉~ 움직이니 답답하고 목적지까지 가는 시간은 아무래도 좀 더 걸립니다. RPM 2,000을 안 넘기려고 하다 보니 운행 속도가 느려져서 제 차를 추월하고 끼어드는 차량들도 많아졌습니다. 연비 실험을 하던 첫 며칠 간은 솔직히 답답해 죽을 것 같은 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속도를 낮추니 그간 못 보던 것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첫째, 나처럼 운전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아주 많다는 사실. 그 동안 내가 얼마나 난폭운전을 하고 다녔는지를 다른 이의 차량을 보면서 알게 되고, 동시에 ‘착하게 운전하는(사는)’ 분들도 정말 많구나 하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둘째, 속도가 느려지니 앞 차와 안전거리가 늘어났습니다. 그만큼 사고 위험도 줄어든다는 거죠.
셋째, 끼어드는 차량에 대해 관대해졌습니다. 처음엔 다른 차량이 내 앞으로 끼어드는 게 몹시 불편했는데, 하루 이틀 사흘 저속 운행을 계속 하다 보니 끼어들기에 점점 너그러워지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그 결과, 운전하다 화내는 일이 확 줄었습니다.
넷째, 운전이 아주 편해졌습니다. 연비 높이기 주행 법으로 서울~전주를 왕복했는데, 운전이 그리 편할 수 없었습니다. 그 동안 왜 그리 아등바등 운전했을까 싶었습니다.

혜민 스님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는 책을 통해 정신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동시대인들에게 ‘잠깐 멈춰보라. 훨씬 많은 것들, 더 나은 인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혜민 스님의 경지에 못 미치는 저 같은 보통 사람들한테 멈춰 서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닌 듯합니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들 많으시죠? 그렇다면 어떻습니까? 멈추지는 않더라도 사는 속도를 조금 줄여보는 건. 지금 당장 운전 속도부터 조금 낮춰보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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