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토리텔링 수학 도입 한 달…학부모 불안은 여전

교사들 "사교육이 불안 조장…걱정할 만한 변화 없어"

스토리텔링 수학 도입 한 달…학부모 불안은 여전
초등학교 1∼2학년생을 대상으로 스토리텔링형 수학 교과가 새로 도입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무엇이 바뀌었고, 학습 대비는 어떻게 해야할지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장 교사들은 사교육 업체들의 상술로 불안감이 증폭된 측면이 있다며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 "뭔지 모르니 불안" = 스토리텔링형 수학은 학습내용과 관련 있는 소재와 상황 등과 연계해 이야기하듯 수학적 개념을 가르치고 익히는 개편 교육과정을 말한다.

개편 교과서는 단원마다 수학적 개념과 연관된 이야기를 제시한 뒤 중간 중간 만화나 동화, 상황극, 또래놀이 코너를 동원해 수학개념과 원리를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교육부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올해 새학기부터 전국 초 1∼2학년생과 중1학년에 스토리텔링형 수학 교과서를 도입하고, 내년에는 초 3∼4학년, 2015년에는 초 5∼6학년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새 교육과정이 도입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초등학생 1∼2학년생을 둔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오히려 커지는 상황이다.

초 2학년생 자녀를 둔 김지현(36·여) 씨는 "바뀐 게 뭔지 제대로 알려진 게 없는데 왜 안 불안하겠냐"고 말했다.

김씨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모르다 보니 사교육 업체나 출판사가 뭐라도 설을 풀어대기라도 하면 한 마디라도 귀동냥하려고 몰려다니곤 한다"고 푸념했다.

여기저기 광고는 판치지만 어느 참고서가 믿을 만한 지에 대한 정보는 부족하다고 학부모들은 털어놓는다.

특히 스토리의 첨가로 수학 문제가 꼬여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걱정은 더해가는 형국이다.

초등생의 경우 교과서를 학교에 두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보니 교과서를 따로 사서 보려는 학부모들 탓에 서점가에서는 한동안 새 수학교과서가 동나기도 했다.

◇ 교사들 "큰 변화 없어" = 초 1∼2학년을 맡은 담임들은 스토리텔링형 수학이 도입됐다고 해서 기존과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광복 이후 최대의 수학 교과서 혁신'이라고 광고하는 사교육 업체의 마케팅이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1학년 담임을 8년째 맡고 있다는 강명선 교사(서울 전곡초)는 "스토리텔링이라고 이름 붙이지 않았을 뿐이지 이전부터 교사들은 개념·원리를 설명할 때 이야기를 소재로 활용해 가르쳐왔다"며 "교사들이 느끼기에 새로운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야기를 좀 더 의식적으로 활용하고 중간마다 스토리텔링 요소를 더 많이 활용하기는 하지만 갑자기 큰 변화가 온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실제 앞선 2007 개정 교육과정에도 학생들의 수학적 사고·추론 과정을 중요시하는 부분이 포함됐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은 이를 보완·강화하고 아이들 흥미를 유발하도록 교과 전반에 이야기 구성을 입혔다.

평가 방식은 교과서 내용에 맞춰 다소 바뀔 수 있다.

단답형 문항의 출제는 문제 해결과정을 중시하는 교과서의 취지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교과서 집필진으로 참여한 김정희 교사(경기 늘푸른초 2학년 담임)는 "수업은 열린 생각을 하고 자기 생각을 표현하도록 하고 있는데 평가 문항을 단답식으로 출제하면 교과서 방향과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술형 평가 확대 등 평가 방식의 변화는 이전 개정 교육과정부터 강조돼온 흐름에 따른 것으로 올해 갑작스럽게 도입된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평가 방식은 시도교육청이나 학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 "정착에는 시간 필요" = 학부모들이 불안해할 만큼 크게 변화한 것은 아니지만 스토리텔링형 수학이 학교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오랜 준비 기간 없이 갑자기 도입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교육현장에서는 뒤늦은 준비로 혼란을 빚는 모습도 보인다.

담임교사 학년 배정이 늦게 이뤄지다 보니 상당수 지역에서는 새학기 시작을 불과 한두 주 앞두고 교사 연수를 하기도 했다.

새 수학 교과서는 교보재 사용이 늘었는데 일부 지역에서는 교보재가 미리 갖춰지지 않아 단원 순서를 뒤바꿔 가르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 입장에서는 단원마다 취지에 맞는 다양한 이야기 소재를 준비해야 하는데 수업에 참고할 수학습자료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정호 교사(서울 교대부초 2학년 담임)는 "스토리텔링형 수학은 아이들이 수학을 친근하게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며 "다만 도입된 지 이제 한 달 남짓인 만큼 부족한 측면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