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억 원에서 수백억 원대 부동산을 갖고 있는 부자들의 국민연금 보험료를 정부가 대신 내주고 있습니다. 세금이 이런 사람들에게 줄줄 새나가고 있는데 관리나 단속은 뒷전입니다.
복지예산 누수 실태를 고발하는 연속 기획, 김태훈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연천군의 중국 음식점.
직원들 월급 챙겨 주기도 빠듯해 직원들의 국민연금 가입은 생각도 못해봤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배달 직원이 국민연금에 가입했습니다.
정부가 영세 사업장의 저임금 근로자에게 국민연금 보험료의 절반을 지원해 주는 '두루누리 사업'의 혜택을 본 것입니다.
[정상훈/중국 음식점 직원 : 정부차원에서 지원해주니까 참 좋다고 생각해요. 사업장에 해주신다는 게. 마음이 더 편안해지고 일할 때도 힘이 나고.]
국민연금 공단이 보험료 지원 혜택을 받는 사람들의 재산을 파악해봤더니 뜻밖에도 부자가 많았습니다.
5억 원 이상의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이 4천 600명이나 됐습니다.
10억 원 이상은 1천 375명, 심지어 100억 원 이상 부동산을 가진 사람도 3명이 있었습니다.
[채수현/국민연금공단 보험료지원부 : 해당 사업장에서 지급받고 있는 보수를 기준으로 선정하기 때문에 그 사람의 재산 규모 여부는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즉 10인 이하 영세 사업장에서 일하면서 근로 소득이 월 130만 원 이하면 아무리 많은 재산을 갖고 있어도 연금 보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겁니다.
복지부는 제도를 만들 당시 국세청이 사업장별 고용현황과 개인 재산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해명했습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 고액 자산가는 어떻게 되냐고 물으신 거잖아요. 임금에 기초만 두고 있으니까 그런 부분(자산 기준 추가)에 대해서는 앞으로 검토하겠습니다.]
국민연금기금 누수를 막기 위해선 악용될 소지가 큰 허술한 지원기준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박현철,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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