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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석 '산산조각'…방치된 제주 4·3 유적지

<앵커>

65년 전  오늘(3일) 제주도 4.3양민학살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역사지만 당시 유적지 대부분은 방치되거나 이렇게 심하게 훼손돼 있었습니다.

박아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주 4.3 사건을 다룬 영화 '지슬'의 한 장면입니다.

토벌대에 쫓긴 주민이 산속 동굴에 숨어 있습니다.

추정 사망자만 3만 명.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입니다.

65년 세월이 지난 4.3 유적지를 둘러봤습니다.

집단 학살터로 향하는 출입문은 쇠파이프로 얼기설기 이어놨습니다.

학살 터는 녹슨 파이프에다 그물망을 대충 둘러놨습니다.

제대로 된 안내 표지판도 없고 종이 안내서엔 곰팡이만 가득합니다.

제주 4.3 당시 120여 명이 숨어 있었던 동굴 은신처, 목시물 굴의 한쪽 입구입니다.

울창한 숲 속에 표지판만 하나 있을 뿐이라 안내자 없이는 이곳이 유적지라고 생각하기 힘듭니다.

4.3 당시 불타 없어진 '곤을동' 마을.

낡고 조그만 나무 표지판을 그냥 지나치면 이곳이 유적지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김원순/제주 4.3 역사문화 해설사 : 여름에 우기철이 되면 잡초가 굉장히 우거집니다. 멀리에서 이 장소를 볼 때는 이게 아주 중요한 장소잖아요. 이게 안 보이죠.]

희생자를 기리는 기념비는 산산이 조각난 채 몇 년째 방치돼 있습니다.

제주도에 있는 4.3 유적지는 모두 600곳.

정부는 지난 2005년 우선 정비할 유적 19곳을 선정했지만 지금까지 정비 작업이 완료된 곳은 단 3곳에 불과합니다.

2010년부터 예산 지원이 끊긴 탓입니다.

[김창후/제주 4.3 연구소장 : 예산지원이 안 되고 방치되다 보니까 파도에 휩쓸리면서 벽이 무너져가고 훼손이 되고 있죠.]

65년 긴 세월이 흘러 더 이상 정비작업을 지체할 수 없는 상황.

[김용두/제주 4.3 생존자 : 세월이 흐를수록 어려울 거예요. 당시 있었던 분들이 고령이 돼서 그 내용을 잘 모르니까 말이지 시급히 빨리 신경 써서 발굴하는 것이….]

제주의 아픔이자, 시대의 고통이 담긴 4.3 유적지에 대한 정비작업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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