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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노원병을 바라보는 다섯 개의 '다른' 시선

[취재파일] 노원병을 바라보는 다섯 개의 '다른' 시선
허준영 '열세'

서울 노원병 지역구가 민심의 바로미터라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야당측에 유리한 선거구라는 게 여의도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서울의 경우 통상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높을수록 여당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데요. 그런 면에서 노원병 지역은  아무래도 '바로미터'라는 표현은 무리가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쉬운 지역에 나왔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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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영 후보는 시작부터 불리한 싸움입니다. 지역위원장에 오른 지도 1년 정도에 불과한 것처럼 지역 기반이 취약합니다. 퇴직한 지 벌써 8년째... 경찰총수 출신이라는 '프리미엄' 역시 누리기는 어렵습니다. 참여정부 시절 경찰총수였지만 새누리당  당적을 갖고 후보로 출마한 점, 지난 정권에서 코레일 사장직에 올랐다는 점도 우리나라 정서에서는 감동을 주기 어려운 경력일 것입니다. 지난해 4.11 총선에서 야권연대 후보에게 패배한 뒤 배수의 진을 쳤지만 '지명도'만으로 승리를 장담하긴 어려운 싸움으로 보입니다. 현재의 야권후보의 분열구도가 보궐선거 막판까지 지속되느냐가 '열세'의 허준형 후보를 여의도로 이끌 수 있는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안철수  '철새'

지난해 대선판도를 뒤흔들었던 '상수' 안철수 전 교수, 역시 노원병 지역에서 가장 주목받을 수 밖에 없는 후봅니다. 존재감으로 따지자면 상대 후보들을 압도하고도 남습니다만, 보궐선거는 지역선거라는 한계가 안 전 교수에게는 새로운 장애물이 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철새'라는 이미지는.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쉬운 지역에 출마했다'는 비판과 함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힙니다. 귀국 당일 상계동 아파트로 이사하고 주민들과 인사를 나눌때 '상계동' 안철수를 외치는 것도 '이방인'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을 떠난 반 페르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며 양팀의 팬들에게 커다란 비난을 받았지만 반 페르시는 결국 실력으로 맨체스터의 강철심장을 얻었습니다. 안철수 전 교수는 상계동 주민들에게 자신의 실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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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병 지역을 '새정치의 교두보'로 선언하며 언론의 압도적인 관심을 받기는 했지만 정작 지역구 주민들은 새정치에 대해 냉담합니다. 민생중심의 새정치가 무엇인지 개념이 애매하다는 것입니다. 안 전 교수도 새정치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낮은 곳에서 시작하겠다는 안 전 교수 스스로의 선언대로 대선이 아닌 지역선거에 적응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대선후보급의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라는 점 말고도 지역현안과 손톱밑 가시를 해결하겠다는 살가운 공약을 제시해 주민들을 설득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미래권력 안철수의 정치생명은 여기서 마감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안 전 교수의 여의도 입성에 적지않은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새정치를 위한 독자노선을 고수하는 권력의지보다 결국 범야권 후보들과 함께 화학적 결합에 성공해야 한다는 의식의 전환도 고려할 만한 대목입니다. 혼자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생각납니다.

김지선  '세습'

안기부 X파일 재판 결과에 대해 부당하다는 견해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만 최근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이 같은 여론이 김지선 후보의 지지율로는 반영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정작 김 후보 측은 시간이 지날수록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지역주민들의 지지도가 자연스럽게 상승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만 여론조사 결과에서 비춰지는 결과는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를 X파일 사건의 국민심판으로 규정한 김 후보의 레토릭이 상당부분 힘을 잃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안철수라는 거물급 인사의 등장으로 선거의 흐름이 바뀐 것도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노회찬 전 의원의 아내의 지역구 세습 논란이라는 비판도 무시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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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는 보궐선거 완주 의지를 고수하고 있습니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여론의 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민주당의 무공천 결정, 월요일 민주당 지역위원장인 이동섭 후보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졌습니다. 선거가 임박해지면서 허준영-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박빙으로 이어질 경우 김 후보가 느끼는 압박감은 더 커질 것입니다.

이동섭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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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동섭 지역위원장의 불출마 선언의 핵심은 서울 노원병 지역구에 있는 민주당 조직이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안 전 교수를 지원할 지 여붑니다. 지난주만 해도 이 위원장은 안 전 교수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출마를 강행해 당선되지는 않더라도 안 전 교수의 당선을 저지할 수 있다며 불쾌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이 위원장 못지않게 민주당 당원들 중 상당수는 민주당의 무공천 결정에 불만을 갖고 있고 안 전 교수의 노원병 출마를 곱지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화학적 결합을 위해 안 전 교수가 4월 1일 오후 이동섭 위원장을 만나 위로와 함께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위원장의 불출마 선언이 지지로 이어질지 또 다른 역습의 씨앗이 될 지...야권연대가 퍼즐 하나를 맞추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불안불안 합니다.

정태흥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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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의 '종북'의 굴레는 서울 노원병 지역도 마찬가집니다. 당 지도부가 나서 적극적인 선거 지원을 계획하고 있지만 지난해 비례대표 부정경선 파문과 종북 논란...이어진 분당사태는 아직까지 민심의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통합진보당에 대한 싸늘한 '외면'의 시선은 끝이 어디인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진보당원들은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종북과 부정이 주홍글씨가 현실정치에서 엄연히 존재하는 만큼 당 지도부가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이번 정태흥 후보의 선전이 통합진보당의 재기에 발판이 될 수 있을 지 노원병 당선여부와 무관하게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관전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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