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 미국인들은 과거 노예제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이제 흑인노예는 없지만, 미국사회에서 인종차별 이슈는 여전히 뜨겁습니다. 할리우드의 두 거장이 영화로 생각할거리를 던져줍니다.
류 란 기자입니다.
<기자>
[모호크족의 북소리(1939), 감독 : 존 포드, 주연 : 클로데트 콜베르, 헨리 폰다]
황야를 배경으로 인디언과 싸우는 백인 총잡이, 미국 서부영화는 원주민 학살로 이뤄진 자신들의 개척사를 정당화하기 일쑤였습니다.
[장고 : 분노의 추적자(2012), 감독 : 쿠엔틴 타란티노, 주연 : 제이미 폭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그랬던 서부영화의 주인공이 흑인 노예로 바뀌었습니다.
백인들의 노리개가 된 아내를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주인공,
[네 아내는 내 재산이야. 그녀를 어떻게 하든 주인인 내 마음이지.]
살육과 폭력으로 얼룩졌던 역사를 솔직하게 드러냅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악당 '캔디'역 : 노예제는 굉장히 추한 과거이지만, 여전히 잔재가 남아 있기 때문에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링컨(2012),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주연 : 다니엘 데이 루이스]
남북전쟁 막바지, 전쟁에서 이겨도 수정헌법 통과 없이는 노예제 폐지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
대통령은 야당 의원을 회유하고, 협박과 거짓말도 불사합니다.
[찬성표를 던지는 당원에겐 임용을 보장하겠다고 설명 했습니다. 하원은 싸요. 몇 천 달러면 시키는 대로 하죠.]
노예제 폐지는 남북전쟁과 함께 치열했던 정치적 협상의 산물이자 미국 민주주의가 성취한 위업으로 그려집니다.
두 영화 모두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한 시점에 개봉돼 큰 반향을 이끌었습니다.
[허남웅/영화평론가 : 미국이 안고있는 상처, 치부들을 가져와서 어떻게 하면 좀 더 그 갈등을 치유할 수 있을까….]
최고의 인권국가라 자부하는 미국 역사에 오점으로 남을 노예제, 영화는 그 치부를 과감히 드러내고 상처를 봉합하려는 노력을 보여줍니다.
(영상취재 : 주 범, 영상편집 : 김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