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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이 뜯어가고 캐가고…동강할미꽃 몸살

<앵커>

이맘때면 강원도 동강 변에 세계적인 희귀종 동강할미꽃이 피어납니다. 절벽 바위 사이로 보랏빛 꽃이 참 예쁜데, 보러오는 사람들이 꽃을 가만두질 않습니다.

조재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굽이치는 강물이 산줄기를 휘감은 정선의 동강 변, 가파른 절벽 위에 보라색 꽃들이 화사하게 피었습니다.

한국특산종인 동강할미꽃입니다.

때를 맞춰 찾아온 관광객들, 카메라를 들고 절벽을 오르는 아슬아슬한 장면이 곳곳에서 연출됩니다.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오르내리면서 바위는 이렇게 닳아버려 색이 바뀌었습니다.

문제는 관광객들이 꽃을 그냥 두지 않고 훼손하는 데 있습니다.

절벽 높은 곳의 꽃은 지난해의 묵은 잎이 남아 있지만, 사람 손이 닿는 곳의 꽃들은 묵은 잎이 죄다 뜯겨 나갔습니다.

깨끗한 꽃 사진을 찍으려고 관광객들이 뜯어낸 겁니다.

식물에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송용삼/동강할미꽃보존회 총무 : 이 뿌리에서 필요한 수분을 공급해 주고, 또 마른 잎이 부패하면서 발생하는 영양소를 뿌리로 전달해서….]

바위틈에는 꽃을 캐간 흔적까지 즐비합니다.

자색, 보라색보다 더 희귀한 흰색 할미꽃은 이제 사진으로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나병연/마을 주민 : 한 포기 한 포기 없어지다 보니깐 이제 한 포기가 남았는데, 그 한 포기도 지난해 윗부분만 잘라가 가지고 없는 상태죠. 그래서 지금 완전 훼손되고 지금 흰색 할미꽃은 없는 상태죠.]

안내문을 세우고 계도 활동까지 벌이고 있지만 동강할미꽃은 해마다 눈에 띄게 줄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허 춘)
(사진제공 : 전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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