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권이 최근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이민정책 개혁이 외국인 취업 비자를 둘러싼 재계와 노동계의 논쟁으로 '좌초' 위기에 놓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29일(현지시간) 민주ㆍ공화 양당 상원의원들로 구성된 이른바 '초당적 이민개혁 8인 그룹'이 이민개혁 입법안을 거의 마무리한 단계에서 초청 노동자 프로그램(guest-worker program)에 대한 이견이 새로운 '복병'으로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저임금의 외국인 인력을 최대한 많이 고용하길 원하는 재계에서는 한해 이 프로그램에 따른 비자 발급 수를 40만개로 하고, 미국 입국 후에 직장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주장한다.
그러나 노동계는 미국인 노동자의 일자리 문제와 외국인 노동자의 복지 등을 감안해 비자 발급 수는 한해 1만개로 제한하되 이들에게 미국 시민권을 취득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맞선다.
이에 '8인 그룹'은 우선 비자 발급 수를 20만개로 정하되 경제상황에 따라 이를 확대하는 중재안을 내놨으나 재계와 노동계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임금 기준을 놓고 또다시 날선 공방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건설ㆍ시공업협회(ABC)의 지오프 버 부대표는 "노동계는 초청 노동자 프로그램을 원한다고 하지만 실제 행동은 반대로 하고 있다"면서 "고용주들이 원하지 않는 프로그램만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최대 노동조합 단체인 산별노조총연맹(AFL-CIO)의 제프 하우저 대변인은 "이(재계의 주장)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대선기간 내놨던 공약이 아니다"면서 백악관을 '압박'했다.
특히 민주ㆍ공화 양당이 내년말 중간선거를 염두에 두고 각각의 '정치적 셈법'에 따라 각각 노동계와 재계의 주장을 옹호하고 나서면서 정쟁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은 양측의 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이민정책 개혁 입법안이 다음달 초까지 마련될 것이라는 낙관론만 반복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도 최근 스페인어 TV방송인 '텔레문도'에 출연한 자리에서 "이 문제가 입법안의 좌초를 위협하는 것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노동계와 재계는 늘 방법론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이는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WP는 지난 2007년 정치권의 이민개혁 논란 당시 초청 노동자 프로그램에 대해 노동계의 편을 들었던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에는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전문직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비자 확대, 가족비자 발급 제한 등의 현안도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어 이민개혁 입법안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미국 이민개혁, 재계-노동계 이견에 '발목'"
초청노동자프로그램 놓고 설전…오바마 선택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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