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가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두번째로 큰 은행을 청산하게 되자 은행권의 부실 채권이 비교적 많은 슬로베니아와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슬로베니아는 작년 말에 총선을 치른 후 최근 '긴축 반대' 성향의 내각이 들어서 대통령 선거 직후 구제금융을 타결한 키프로스와 비슷한 궤도를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앞서 지난달 국제신용평가사인 S&P는 슬로베니아 정부가 은행을 지원해 재정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며 국가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낮췄다.
슬로베니아 최대 은행인 노바류블랸스카는 지난해 2억7천500만 유로의 손실을 내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다른 은행도 부실 채권으로 생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슬로베니아가 올해 은행권에 10억 유로의 신규 자본을 투입하는 것을 비롯해 약 30억유로의 자금을 조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 섞인 전망을 내놨다.
슬로베니아는 금융 부문이 국내총생산(GDP)의 1.4배로 유로존 평균 3.5배보다 낮지만 은행 부실채권 규모가 국내총생산 대비 20% 수준으로 높은 게 우려스럽다고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지적했다.
그러나 슬로베니아 중앙은행은 슬로베니아의 은행 자산 규모가 GDP의 1.4배로 GDP의 8배에 이르는 키프로스와는 비교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구제금융 가능성을 일축했다.
작년 초 IMF와 구제금융 협상을 하겠다고 밝힌 후 1년 넘게 협상을 시작하지 않은 헝가리도 자칫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
헝가리 역시 은행의 부실 채권 규모가 자산의 20%에 근접했고 경기 침체로 부실 자산이 늘어나 우량 자산도 부실화하는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최근 S&P가 경고했다.
게다가 안정화할 기미를 보였던 헝가리 포린트화는 중앙은행 총재가 바뀌면서 금융 시장 불확실성을 높여 최근 급속히 평가절하돼 헝가리 경제 여건을 악화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P의 한 분석가는 동유럽에서 체코와 슬로바키아, 폴란드의 금융 체제는 건전한 상태이지만 슬로베니아와 헝가리 은행의 대출은 부실화 압력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키프로스 '불똥' 동유럽으로 튈까 걱정
"경기 침체로 우량 자산 부실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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