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형사3부는 지난 1974년 이른바 'YWCA 위장결혼식' 사건과 관련해 긴급조치 1호 위반 혐의로 징역 5년형을 받았던 고 홍성엽 씨에 대해 사후 8년 만에 열린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대통령 긴급조치 1호가 민주주의의 본질적 요소인 표현의 자유와 신체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해 헌법에 위배된다"며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습니다.
연세대 사학과 73학번인 홍 씨는 지난 1974년 학내 역사 연구 모임인 '동곳회'에 가입해 유신헌법 반대와 긴급조치 철회를 주장하는 내용의 벽보를 제작해 교내에 배포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복역했습니다.
홍 씨는 또 간접선거로 대통령을 선출하려는 신군부 세력에 반발해 윤보선, 함석헌 등의 주도로 서울 YWCA 회관에서 결혼식을 가장해 펼쳐진 대통령 직선제 요구 시위에서 신랑 역할을 맡았다가 옥고를 치렀습니다.
홍 씨는 지난 2005년 지병인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 동생이 재심을 청구했으며 법원은 지난해 11월 "당시 수사관들이 피고인에게 가혹행위를 가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습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유신체제 아래 박정희 정권에서 민주화 요구를 탄압하는 도구로 사용된 긴급조치 1·2·9호에 대해 지난 21일 재판관 전원 일치로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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