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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윤의 TV꺾기도] '조연일 때 흥하고 주연일 때 묻히고' 진구의 흥행공식

[강경윤의 TV꺾기도] '조연일 때 흥하고 주연일 때 묻히고' 진구의 흥행공식
배우 진구는 잘생기지 않아서 오히려 빛나는 연기자다. KBS ‘광고천재 이태백’의 이태백은 이 사회의 볼품없는 루저(Loser)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그 천재성이 더욱 빛나는 인물. 진구라는 배우와 이태백의 결은 매우 닮았다.

지난 26일 종영한 ‘광고천재 이태백’은 진구의 첫 드라마 주연 도전 작품. 영화 ‘비열한 거리’(2006), ‘마더’(2009), ‘26년’(2012) 등에서 보여준 진구만의 매력이 이태백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루저’라 이름으로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상처를 어루만져 줄 것이라고 기대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광고천재 이태백’에서 진구는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시청률이 문제가 아니었다. 드라마 게시판에는 비슷한 아픔을 가지고 이 작품을 꼬박꼬박 챙겨본다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았지만 그들 역시 진구가 표현하는 이태백 캐릭터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는 드라마 속 캐릭터들의 전형성의 문제가 가장 컸다. 재벌가 딸과 볼품없는 남자의 만남, 이들을 훼방 놓으려는 야심찬 남자. 볼품없는 남자는 야심찬 남자에 번번이 지지만 결국 승부에서 승리하고 재벌가 딸을 차지하는 것은 그의 몫이라는 ‘남자판 신데렐라’의 데자뷰를 일으키는 구성이었다.

진구의 캐릭터 표현에도 세심함이 부족했다는 문제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시청자들은 아무것도 가지지 못했으면서 소리만 지르는 이태백에 공감할 수 없었다. BK그룹 딸 백지윤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재벌 딸이란 걸 알게 된 뒤 투정부리듯 밀어내는 이태백의 감정선을 따라가기 힘들었다. 진구의 감정 연기에 여백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골수팬으로 알려진 개그우먼 김영희는 ‘해피투게더’에 출연해 “진구가 망한 영화도 많지만 이번에 첫 드라마 주연을 맡은 만큼 '광고천재 이태백'이 꼭 잘됐으면 좋겠다.”며 응원한 바 있다.

다소 표현이 거칠긴 하지만 진구가 조연으로 등장했던 드라마 ‘올인’(2003), ‘태양을 삼켜라’(2009) 혹은 영화 ‘마더’, ‘비열한 거리’는 모두 성공했고 진구는 큰 역할이 아니었음에도 주목을 받으며 좋은 평가를 받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주연한 영화 ‘모비딕’, '혈투', '트럭' 등 작품들은 흥행 참패의 쓴맛을 봐야 했다.

첫 주연작 ‘광고천재 이태백’의 실패 역시 진구에게 뼈아픈 징크스를 남긴 셈이 됐다. 실패는 성공의 가르침, 진구가 이번 첫 주연 도전을 통해 배우로서 연기의 깊이를 확장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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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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