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하 선생, 머리 가격당해 숨진 뒤 추락"

<앵커>

독재 정권에 맞서다 의문사한 고 장준하 선생. 단순한 실족 추락사가 아니라 머리를 가격당해 숨진 뒤 추락했다는 감식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노동규 기자입니다.



<기자>

장준하 선생 사인진상조사 공동위원회는 어제(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장준하 선생 유골 정밀감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정밀감식 조사를 한 이정빈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는 "장준하 선생의 머리뼈 함몰은 외부 가격에 의한 것"이라는 소견을 밝혔습니다.

아령이나 큰 돌로 추정되는 물체에 맞아 죽음에 이른 뒤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이정빈 법의학자/서울대 명예교수 : 가격에 의해서, 머리가 먼저 가격을 받고 그 다음에 추락을 했고.]

장 선생이 추락했다면 함몰된 머리뼈뿐 아니라 눈 주위의 뼈도 손상됐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도 했습니다.

또 실족했다면 손상된 엉덩이뼈 외에도 어깨뼈도 부러져야 하는데 멀쩡했고 출혈이 없었던 점도 죽은 뒤에 추락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미끄러졌다, 부딪혔다 그러면 '탕 탕 탕 탕' 치면서 피부에 손상이 일어나야 하는데 그런 증거를 사진에서 찾을 수 없습니다.]

장준하 선생은 1975년 8월 17일 경기도 포천 약사봉을 오르다가 실족사한 것으로 당시 발표된 뒤 끊임없이 타살의혹이 제기돼 왔습니다.

정부 차원 조사가 두 차례 있었지만 번번이 "진실 규명 불가" 결정이 났습니다.

지난해 8월, 선생 묘 이장 과정에서 머리뼈 함몰 흔적이 나오자 정당과 민간이 함께 석 달간 유골 정밀감식을 벌여 왔고 추락사가 아닌 외부가격에 의한 사망으로 결론 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