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은 어민을 무기를 써서 대해서는 안 된다."
중국 외교부의 뤄자오후이(羅照輝) 아주국장이 작년 5월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불법 조업을 하는 자국 어민에게 총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던진 말이다.
이런 주장을 펴던 중국이 이번에는 군함까지 동원, 지난 20일 비무장 베트남 어선에 총격에 총격을 가했다.
26일 베트남 언론에 따르면 중국 해군 완닝(萬寧)함은 시사군도 인근 해역에서 달아나는 베트남 어선에 경고 사격을 하고 나서 신호탄을 조준 발사했다.
베트남 어선의 선실 위에 신호탄이 떨어지면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다행히 큰불로 번지지는 않았다.
베트남은 격렬히 항의했지만 중국은 불법 조업에 대처해 '정당하고 합리적 대응'을 했다고 맞섰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적어도 중국이 과거에 했던 언행에 비춰본다면 중국이 자가당착에 빠진 게 아니냐는 비판 섞인 지적이 나온다.
중국은 고질적인 자국 어선의 불법 조업 문제로 한국과 외교적 마찰이 빚어질 때마다 '문명적 법 집행'을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칼과 삽 같은 흉기류까지 들고 극렬히 단속에 저항하는 자국 어민의 행태가 한국의 강경한 단속을 유발하는 현실은 도외시한 채 어떤 상황에서도 총기를 비롯한 일체의 무기류를 써서는 안된다는 논리다.
중국은 서해에서 한국 해경의 이청호 경장이 흉기를 휘두른 중국 선장에게 살해당했을 때도 즉각 유감을 표명하기는커녕 자국 어민을 부당하게 대접하지 말라는 주장만 펴 한국인들의 반감을 샀다.
중국은 그러나 남중국해 도서 영유권 분쟁을 겪는 베트남에는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베트남 어선에 총격을 가해 다수가 목숨을 잃은 적도 있다.
2005년 분쟁 도서인 스프래들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 베트남명 쯔엉사군도) 근해에서 중국이 베트남 어선에 발표해 베트남 어민 최소 9명이 숨진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중국은 희생자들이 일반 어민이 아닌 해적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사례로는 작년 2월 중국 초계정 한 척이 파라셀 제도(중국명 시사군도, 베트남명 호앙사군도)에서 공포탄과 실탄을 발사해 어선을 나포한 뒤 어구와 항법 장치를 빼앗아 바다에 버리기도 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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