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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민주당과 안철수 '그 겨울, 사랑이야기'(?)

[취재파일] 민주당과 안철수 '그 겨울, 사랑이야기'(?)
한 커플이 있었습니다. 남자는 여자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여자는 남자가 썩 맘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남자에 비해서는 그래도 듬직하고, 착한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더 낫다싶어 사귀기로 맘을 먹었습니다.

첫 데이트는 좋았습니다. 빨간 카펫이 깔린 근사한 식당을 빌려서 테이블에 단 둘이서만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미래에 대한 약속도 했습니다. 새로운 인생, 행복한 인생을 함께 살아가자고 했습니다. 둘은 새끼손가락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환하게 함께 웃으며 사진도 찰칵~하고 찍었습니다. 커플은 행복해 보였습니다.

찬바람이 불면서, 행복하기만 할 줄 알았던 둘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누가 먼저 잘못을 했는지 알 순 없지만 둘을 점점 말다툼을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다른 연인들처럼 그들도 싸우기도 하고 화해하기도 하고 했습니다. 하지만 한 번 다투면서 생긴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한 둘의 관계는 결국 파경으로 치닫고 말았습니다. 고민 고민 했던 여자는 결국 이별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그래도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별을 고한 여자는 홀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동안 못 만났던 친구들도 만나고, 바다도 보면서 바람결에 훌훌 마음을 털어버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남자가 쉽게 잊혀지지는 않았습니다.

남자는 갑자기 떠나버린 여자를 애타게 찾았습니다. 갑작스런 이별 통보에 어리둥절했습니다. 하지만 곧 알았습니다. 그녀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것을. 어렵게 떠났던 그녀가 돌아왔습니다. 남자는 그녀가 다시 돌아온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여자는 남자와 약속된 시간만큼만, 딱 정해진 시간만큼만 곁에 더 머물다 미국으로 떠나버렸습니다. 남자는 허탈했습니다.

한 커플의 ‘그 겨울, 사랑이야기’는 그렇게 끝났습니다.

이 드라마틱한 사랑 이야기는 꼭 들어맞지는 않지만, 지난 대선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와 민주당의 애증관계와 마치 사랑하는 연인들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겨울 이야기가 ‘시즌 1’이었다면, 안철수 전 교수가 미국에서 돌아오면서 다시 ‘시즌 2’가 시작된 느낌입니다. 시즌 2에는 시즌 1에 출연했던 남자 주인공이 나오지는 않지만 대신 남자 주인공 집안 사람들이 나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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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안철수 전 교수가 출마를 선언한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민주당 후보를 공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안 전 교수가 지난 대선 때 민주당에게 대선 후보직을 양보한 데 대해 빚을 갚는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여러 의원들은 안철수 후보가 민주당에 들어와야하고, 들어오는 게 서로가 윈 윈 할 수 있다면서 구애의 시그널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안철수 후보의 마음입니다. 안철수 후보의 마음이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열렸던 문이 한 번 닫힌 뒤로는, 그 닫힌 문을 열기가 쉽지 않을 것도 같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딴 생각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민주당에 들어가는 대신에 따로 신당을 만들까 하는 생각입니다. 아직까지는 결정된 것도 결정 안 된 것도 없는 애매모호한 상황입니다.

드라마에서 보면 헤어졌던 두 남녀가 오해를 풀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죠. 그런데 미국에서 돌아온 안철수 후보는 꽤 무겁게 맘을 먹고 한국에 온 듯 합니다. 쉽게 민주당의 구애에 넘어갈 것 같지 않습니다. 민주당에 대한 섭섭함이 생각보다 꽤 컸다는 겁니다.

민주당과 안철수가 그리는 사랑 이야기 ‘시즌 2’는 이제 시작입니다. 과연 둘은 해피엔딩을 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서로 각자의 길을 가고 마는 걸까요? 개봉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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