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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우왕좌왕'

자회사 고용 다수·조직 정비 혼선에 취지 무색<br>근로자들 "근로여건 변화 없어…기대 이하"

서울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우왕좌왕'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는 서울시의 정책이 정규직 전환이 아닌 자회사 고용에 방점이 찍히고 시 자체도 새 조직과 근로조건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면서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2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박원순 시장이 지난해 공약대로 비정규직 직원 6천231명을 단계적으로 정규직·직접고용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뒤 정규직 전환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예산이 부족한 산하기관들이 비정규직을 대부분 자회사를 설립해 재고용하는 형태로 추진하면서 강조됐던 '정규직 전환'보다는 '직접고용' 비율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올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3천116명 중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도시철도공사의 7개 용역업체 직원 1천여 명은 4월 1일부터 공사 자회사 소속이 된다.

하지만 현재까지 변화하는 근로 조건도 제대로 정하지 못한데다 자회사 대표 등 간부 선임에는 각계 인사 6∼7명이 몰려 복마전이라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직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직원 A씨는 "처음 정규직 전환 소식을 들었을 때는 공사 직원에 준하는 대우를 받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지금 상황은 용역회사를 옮기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또 B씨도 "급여가 처음에는 월 30만원 가까이 오를 것으로 기대했지만 점점 낮아져 10만원 정도라고 들었고 상여나 휴가 등 복리후생은 언급도 없다"며 "누구도 명확한 설명이 없어 모두 답답해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상황이 어수선하다 보니 몸담았던 업체에 연락해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 줄 것을 요청하는 직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공사의 한 관계자는 "시와 자회사와 근로여건 규정 등에 대한 막바지 회의를 계속하고 있다"며 "부채 등을 고려하면 자회사 고용 형태의 정규직 전환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용역을 맡은 업체 7곳 중 한곳은 오는 12월까지 계약이 돼 있어 4월로 예정된 정규직 전환에 애로를 겪을 전망이다.

시는 계약 조기 해지를 검토하고 있지만 업체 측은 정상 입찰로 이뤄진 계약인데다 1억5천만원 가량의 장비를 투자한 터라 반발하고 있다.

다른 기관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 내 식당 등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직원들은 호봉제 도입 등 조건을 전제로 무기계약직 전환에 동의했지만 반년이 지나도록 호봉제로 바뀌지 않았고 노동환경도 크게 변화하지 않아 갈등이 남아있다.

다산콜센터 상담원들도 지난해 도입됐던 안식휴가제 폐지 여부와 주간근무 강제 전환 등 문제를 들어 연초부터 여러 차례 시와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시가 충분한 준비와 노동환경 개선에 대한 고려 없이 몇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느냐에만 급급해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서울시의회 재정경제위원회 강신표(새누리당) 의원은 "현장에 나가보면 변한 게 없다며 실망감을 드러내는 근로자가 적지 않다"며 "4월이 지나서도 이 상태라면 서울시의 정규직 전환은 생색내기용 정책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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