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선 이후 처음으로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방문했지만, 중동의 주요 현안에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번 순방은 장기 교착상태에 놓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간 평화협상과 이란 핵 문제, 시리아 사태 등 중동의 핵심 현안이 미국의 '관여'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핵 문제와 시리아 사태에 강경한 태도를 보였지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관련해 새로운 협상안을 내 놓지 않았다.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금지선(red line)'을 넘는 것이라고 경고하는 수준이었다.
이스라엘이 최우선 과제로 꼽은 이란 핵 문제에 관한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 역시 기존의 것을 되풀이한 것에 불과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핵무기를 '이 세상에서 가장 사악한 무기'라고 규정한 뒤 "우리는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선호하며, 아직 그럴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만일 외교가 실패하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절대 용인할 수 없다는 미국 정부의 확고한 입장을 강조하면서도 '외교적 해법'을 우선시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핵무장을 막으려는 미국의 노력은 평가하지만, 외교와 경제제재 등의 수단은 군사적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위협을 수반해야 한다며 군사적 조치에 무게를 뒀다.
실제 재선 이후 첫 외국 순방국으로 이스라엘을 택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이스라엘 달래기'에 주력한 모습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두 명의 소원한 관계를 보여주는 듯 오바마가 이스라엘을 방문한 것은 2009년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이스라엘도 이번 방문을 집권 1기 내내 껄끄러웠던 오바마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사이의 '유대'를 강화하는 데 노력하는 분위기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이언 돔' 시스템을 시찰한 데 이어 시오니즘 이론가인 시어도르 헤르츨의 묘와 '사해의 서' 박물관 등도 방문했다.
이스라엘 건국과 관련된 의미 있는 장소를 직접 둘러봄으로써 이스라엘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는 행보로 풀이됐다.
이러한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과 행보를 볼 때 그는 미국의 동맹인 이스라엘을 안심시키는 동시에 중동 현안에서는 '한 발짝 물러섰다'는 것이 현지 유력지인 하레츠의 분석이다.
또 중동이 미국으로서는 여전히 중요한 지역이지만 과거보다 비중이 덜 한 반면 이스라엘의 미국에 대한 의존도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네타냐후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1967년 6일 전쟁 이전의 국경선으로 이스라엘이 철수하도록 공개적으로 요구했으며, 2009년 이집트에서 행한 연설에서는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 건설을 비판해 이스라엘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순방 목적은 이·팔 분쟁과 관련해 당사자들로부터 의견을 듣는데 그나마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분석가들의 시각이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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