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가 '예금 과세'를 뼈대로 한 구제금융 협상안 비준을 거부한 직후 긴급 대책에 해당하는 '플랜B'를 마련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키프로스 의회는 21일(현지시간) 오후 정당 관계자들과 키프로스 중앙은행 등이 참여해 마련한 '플랜B'를 놓고 표결을 벌일 예정이다.
플랜B는 애초 은행 예금에 최대 9.9%까지 과세하는 구제금융 합의안이 의회 표결에서 부결된 지난 19일 오전부터 정부 당국자들의 입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긴급대책은 예금 과세로 58억 유로를 마련하려던 방안이 무산된 터라 그에 해당하는 재원을 다른 수단으로 벌충할 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예금 과세를 골자로 한 구제금융 협상안의 비준 거부는 재협상을 촉구하라는 메시지로 해석되는 만큼 이날 마련된 '플랜B'는 재협상 추이에 따라 아예 폐기될 가능성도 있다.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플랜B는 사회보장 연금 기금을 국유화하는 방안과 키프로스 은행(Bank of Cyprus)과 라이키 은행 등 국내 양대 은행을 매각하는 방안 등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터키가 지배하는 북키프로스 주변 해역의 천연가스 개발 수익을 채권화해 은행 예금과 교환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천연가스 개발 채권'은 불확실한 미래 수익을 '담보'로 삼겠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만큼 예금자들이 얼마나 호응할지 현재로서는 불분명하다.
천연가스는 이르면 2018년부터 공급될 계획이나 전문가들은 그때가 되면 중앙아시아산 천연가스도 유럽에 공급돼 시장이 자칫 공급 과잉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극렬한 반발을 불렀던 예금 과세는 예금 잔액 2만 유로 미만은 면세하되 10만 유로 이상에는 과세하는 내용으로 축소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예금 과세를 겨냥 "공산주의 옛 소련 정권이 했던 일"이라며 "도자기 상점에 황소를 들여놓은 요령부득의 정책"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수백억 유로의 러시아 자금이 키프로스에 예치된 점을 고려해 러시아가 보유한 유로화를 다른 통화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프로스의 플랜B는 구제금융 재협상이 이뤄지면 채권단이라 할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에 내놓을 키프로스의 '자구노력'으로 제시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플랜B에는 은행 매각 등 부득이 러시아 예금과 관련된 대목이 들어갈 수 밖에 없어 키프로스는 유럽 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입장의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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