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노인이 자연식물과 한약재를 발효시켜 특효약이라고 속여 팔다 경찰에게 붙잡혔다.
유모(26·여)씨는 3개월 동안 감기증상에 시달렸다.
여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시도때도없는 기침이 낫지 않아 정상생활이 불가능한 정도였다.
그러던 차에 한 지인이 효험이 있는 약이 있다고 유씨에게 복용을 권했다.
지인은 자신의 어머니도 암에 걸렸는데 그 약을 먹고 암까지 나았다고 말했다.
유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광주 서구 유덕동의 한 주택을 물어물어 찾아갔다.
자칭 임업박사에 특허도 여러 개 가지고 있다는 임모(81)씨는 다 쓰러져 가는 폐가와 같은 집에서 약을 만들고 있었다.
임씨의 집에 들어가자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각종 식물이 마당과 주택 내부 곳곳에 걸려 있었다.
유씨는 임씨에게 기침이 멈추지 않는다고 증상을 설명했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임씨가 소리치듯 "기다리라"고 말하고 골방으로 들어갔다.
약을 가지고 나온 골방 안에는 관절염, 천식, 우울증, 당뇨 등 각종 병명이 적힌 약들로 가득 차 있었다.
1.5ℓ 병에 거무스름한 액체 두 병과 작은 유리병에 가득 담긴 환약을 들고 나온 임씨는 이 약을 먹으면 씻은 듯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한테는 5만~6만원 받는데 깎아준다며 개당 4만원을 내라고 했다.
임씨는 온갖 특효약의 재료인 '효소'를 호박, 수세미 열매, 토속잠, 매실 등 온갖 식물재료를 섞어 만들었다.
두 번의 발효과정을 거친 이 액체를 다시 환약으로 만들어 팔거나 액체 그대로 팔기도 했다.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액체를 본 유씨는 썩은 물 아니냐고 의심했지만 임씨는 "다 몸에 좋은 거다"고 말했다.
이 액체를 복용한 유씨는 매실액같은 액체에서 부패한 냄새가 났다고 전했다.
그리고 환약은 며칠 지나지 않아 하얀 곰팡이가 피었다고 설명했다.
유씨처럼 소문을 듣고 3년 동안 임씨에게서 약을 사온 피해자는 1천 600여 명에 달했다.
그들 중에는 심각한 부작용을 호소한 이들도 있었다.
광주에 사는 이모(53)씨는 심한 관절염으로 고생하다 임씨에게서 산 약을 먹고 병원 신세까지 졌다.
온몸이 붓고, 붉은 반점이 생기고 혈변 증상까지 보였다.
이씨는 '이러다 죽겠구나' 싶어 유서까지 쓰기도 했다.
임씨는 부작용에 시달리는 이씨를 "병이 나으려고 나타나는 일시적인 명현현상"이라고 안심시키며 곰팡이까지 핀 환약을 "발효가 잘 된 증표이니 더 많이 복용하라"고 권했다.
구더기가 들끓는 액체를 '효소'라고 팔아온 사정을 모르는 피해자들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는 효험을 믿고 임씨를 계속 찾았다.
임씨는 지난 2010년 4월께부터 최근까지 3년 동안 광주 서구 유덕동 자신의 집에서 4억여원 상당의 가짜 약을 팔았다.
원래 죽은 나무를 살리는 일을 하던 임씨는 3년 전 광주에 집을 구한 뒤 자신만의 상식으로 온갖 식물을 발효시켜 약을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는 경찰조사에서 "식물은 발효시키면 원래 가지고 있던 효험의 10배의 효과가 난다"며 "나는 약을 판 것이 아니라 건강식품을 판 것이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압수품에 대해 국과수에 성분감식을 맡기는 한편 임씨를 보건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할 방침이다.
(광주=연합뉴스)
자칭 임업박사 80대, 불량 효소약 팔아 4억챙겨
썩은 냄새 나는 효소 만들어 환약·물약 제조 판매<br>일부 피해자 혈변, 구토, 마비 증상 등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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