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부터 20일 오전까지 한 포털 사이트 영화 평점란에는 영화 '파파로티'를 비롯해 '7번방의 선물', '신세계', '사이코메트리' 등 현재 상영 중인 한국영화에 대해 '1점 주기' 집단행동이 이뤄지고 있다.
영화에 대한 평점은 관객의 자유 의지에 의해 내릴 수 있다. 같은 작품을 본다 해도 어떤 관객에겐 만점 짜리 영화가, 어떤 관객에겐 1점 짜리 영화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발견된 일부 네티즌들의 평점 주기는 의도를 의심할 만 하다.
특정 사이트에서 시작된 네티즌들의 영화 평점 공격은 '의리', '으리' 등 특정 키워드를 활용하여 여러 영화에 마구잡이 식으로 1점을 남발하는 집단 행위로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네이버의 '파파로티' 평점 게시판의 경우, 3월 19일 저녁부터 3월 20일 새벽까지 올라온 네티즌들의 평점 500개 중 약 300여 개가 평점 1점으로 영화의 본질적 평가와는 무관한 내용의 글로 순식간에 도배됐다. 이는 순수 영화 관람객의 평가보다도 두 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네티즌들의 집단 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제주 4.3항쟁의 아픔을 다뤄 선댄스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영화 '지슬' 역시 유사한 사례를 겪은 바 있다. 또한 '러브레터' 등 많은 영화 팬들에게 명작으로 남아있는 과거 작품까지 네티즌들의 '1점 주기 놀이'에 피해를 보고 있다.
포털 사이트 영화 평점 게시판은 영화의 입소문을 반영하는 가장 대표적인 정보 공간이자, 예비 관객들이 영화의 입소문을 가늠하고 관람 작품을 선택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곳이다. 이같은 의도적 평점 깎아내리기는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들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