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외부와 격리된 교도소, 토착 식물 32종 자란다

<앵커>

점점 사라져가는 우리 토착 식물 32종이 전국의 교도소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외부와 격리된 곳이라 멸종위기 식물을 증식하기 딱 좋은 환경이란 얘기입니다. 재소자들과 식물이 서로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유병수 기자입니다.



<기자>

회색빛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경기도 의왕의 서울 소년원.

이곳에서 생활하는 10대 청소년들이 씨를 뿌려 모종을 만들고 있습니다.

얼마 전 씨를 뿌렸던 구절초가 파랗게 싹이 올라왔습니다.

직접 뿌린 씨에서 움튼 새 생명을 자식처럼 애지중지합니다.

[정OO/19세 : 좋았죠. 저희가 심은 게 조그맣던 씨앗이 안 자랄 것 같았는데, 물주고 하다 보니까 자라고, 많이 뿌듯했어요.]

파종이 한창인 이곳은 육군 교도소.

우리 땅에서 사라져가는 멸종 위기식물을 키우기 위해 씨앗을 뿌리고 있습니다.

좌절의 연속이었던 수감생활, 화사한 꽃을 기대하며 희망을 싹 틔웁니다.

[권OO : 모든 걸 잃었던 사람들이고 바닥에 떨어졌던 사람들인데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면서, 또 자라가면서 열매를 맺는 것처럼, 또 꿈을 이루는 것처럼 저희 처지와 비슷한 것 같고.]

풍란을 비롯한 멸종위기식물과 사라져가는 자생식물 32종이 전국 6개 교도소와 소년원의 재소자들 손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이상팔/국립생물자원관장 : 외부하고 격리돼 있기 때문에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을 안전하게 증식, 번식할 수 있는….]

재소자들의 정서 안정과 재활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문OO : 꽃이 피는 걸 보면, 나가면 저희도 이 꽃처럼 피어나길 기원하기 때문에. 가족들하고 못 보냈던 시간을 많이 보내고.]

(영상취재 : 설치환, 영상편집 : 최진화)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