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학생의 지적처럼 학교 CCTV 상당수는 제 기능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감사원 조사 결과 50만 화소가 안 돼 학교를 드나드는 차량이나 사람이 명확하게 식별되지 않는 것이 97%에 육박했습니다. 역광 때문에 학생 얼굴이 시커멓게 나오거나 학교 조경물이 CCTV 화면의 절반을 가리는 경우도 있었지요. 교과부가 이러한 감사원의 지적을 받아 2015년까지 50만 화소가 안 되는 CCTV의 화질을 높이겠다는 방침도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CCTV를 아무리 많이 설치해도 학교 폭력은 막을 수 없습니다. 교실은 인권, 교권을 이유로 CCTV를 설치할 수 없고, 화장실 같은 사각지대는 존재할 수밖에 없지요. 학교 폭력의 75%가 학교 안에서 일어난다지만 무작정 학교 안에 CCTV를 늘릴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늘려도 사각지대에서 폭력은 계속되겠지요.
오직 CCTV만을 믿을 수밖에 없었던 학생의 처지가 더 비참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자신이 당하는 끔찍한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학생은 몰랐던 겁니다.
전문가들은 “CCTV를 늘려야 한다”는 학생의 절규 뒤에 ‘선생님도 부모님도 폭력을 몰랐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생명을 포기할 만큼 폭력은 끔찍했지만 자기 주변의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참함이지요. 실제 학교 폭력을 당하는 학생들 상당수는 부모님이나 선생님 등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합니다. 아무리 일러 바쳐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많은 전문가들이 CCTV를 늘리고, 학교 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도 소용이 없다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마저도 역부족인 게 사실입니다. 전문상담사가 거의 모든 학교에 배치가 된 상태인데 폭력은 줄지 않는 것이지요. 교과부의 한 관계자는 “상담사 상당수가 비정규직 계약직이어서 학생들의 처지를 알기에 한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저 선생님은 믿을 만하다’는 확신을 줘야 “폭력에서 구해 달라”고 말할 수 있는데, 단기 계약직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이 같은 확신을 줄 시간이 현실적으로 부족하다는 말입니다. 실제 전국의 상담 선생님 중 정규직은 30%에 불과합니다.
아직 채 피어보지도 못한 어린 청소년들이 희생되는 건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일입니다. CCTV밖에 믿을 수 없었던 학생의 죽음은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 할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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