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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재건축은 그만하고 "100년 아파트 짓자"

[취재파일] 재건축은 그만하고 "100년 아파트 짓자"

심우섭 기자 shimmy@sbs.co.kr

작성 2013.03.18 09:25 수정 2013.03.18 10:4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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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혹은 여행으로 역사 깊은 유럽 국가에 간 적이 몇번 있습니다.

짓는데만 수십년 걸렸다는 고성(古城)들은 말할 것도 없고 도시 곳곳에 있는 17세기 18세기 건물에서 생활하는 모습들이 정말 멋스럽고 부럽다는 생각 아마 많은 분들이 하셨을 겁니다.

우리나라 주택(대부분 아파트지만)의 평균 교체 수명이 27년인데 비해 일본이 54년 미국은 71년 영국과 독일은 무려 120년이 넘습니다.

사실 주택은 목조든 석조든 콘크리트 철골 구조든 관리가 중요합니다.

2,3층 건물이 3,40층 건물보다 오래갈 수 있으니 층수도 건물 수명에 큰 변수겠죠 아파트 비율이 높은 우리는 30~40년만 지나면 붕괴위험이 높아져 재건축에 들어갑니다.

완전히 건물을 철거하고 터파기 공사부터 다시 하는 겁니다.

국토부가 100년 가는 아파트를 모토로 추진하게 된 '아파트 장수명화 방안'은 유지 보수와 관리를 용이하게 하도록 지어 재건축 기간을 늦추고 건물 수명을 두배이상 늘리자는 데서 시작합니다.

옹벽이 많이 쓰이는 기존 벽식 구조 아파트들은 무척 튼튼한데 비해 구조 변경이 안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만일 지진이 일어난다면 적당히 흔들릴 수 있어야 건물이 넘어지지 않는데 이런 점에도 취약합니다.

아파트는 십수년이 지나면 배선, 배관이 삭아 건물 자체를 못쓰게 되는 경우가 많으니 벽체 이동과 재배치가 가능한 기둥식 구조 건물을 짓고 최근 지어지는 빌딩처럼 층고를 높이고 이중 바닥을 만들어 바닥 콘크리트를 깨부수지 않고도 배선, 배관을 교체하고 추가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겁니다.

세계곳곳의 랜드마크와 멋진 마천루를 지어온 우리 건설사들의 기술은 충분해 사실 아파트가 100년을 버티는가 못버티는가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일단 가까운 문제는 높은 비용입니다.

초기 건축비가 크게 높아지는 만큼 최초 분양가가 따라서 올라갈겁니다.

때문에 국토부는 건설사와 수분양자들에 용적률 완화, 세금등 다양한 혜택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자체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제부터 아파트를 지을 때 기존 방식이 아닌 100년 아파트 방식으로 지으면  앞으로 100년간 22조원을 아낄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 건 22조원이란 경제 효과의 계산법에 있습니다.

표에 의하면 합계의 차이는 34.3조인데 왜 22조원일까? 국토부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초기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100년 중에 약 34년 동안은 마이너스, 이득이 없습니다.

남은 66년부터 경제 효과가 있으니 34조원의 66%만 계산해 22조원의 경제 효과가 나왔다는 겁니다.

최근 5년간 주택 공급량을 기준으로 100년간 유지 된다면 맞는 말이긴 하지만 이미 주택공급량이 상당한데다 인구가 줄고 있는데 100년간 매년 31만4천가구가 공급될 지가 일단 미지숩니다.

그리고 향후 100년동안 주거 패러다임이 꾸준히 아파트에 맞춰질 지는 더욱 예상하기 힘든 일이란 사실입니다.

혹시 50년 뒤엔 아파트에 더 이상 사람이 살지 않으려 하거나 영화처럼 하늘 길이 중요해지면 어떻게 될까 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도시 경관이나 도시 기능을 방해할 수도 있습니다.

1982년~1990년 사이에 엄청난 수의 아파트들이 지어졌으니 2020년이면 전국에 30살 넘은 아파트들이 200만 가구에 이르게 됩니다.

이왕 아파트를 지을 바엔 비용 아끼지 말고 튼튼하고 안전하게 짓자는 의견엔 백프로 공감하지만 미래 아파트 효율성에 대한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연구가 필요해 보입니다.

100년 버티는 아파트를 지어놓고 30년 만에 해체해야 하는 상황이 없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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