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늘 뜨거운 'LTE 광고 시장'에 바란다

[취재파일] 늘 뜨거운 'LTE 광고 시장'에 바란다
 아침에 일어나 TV를 틀었다가 뜬금없이 귓전에 파고든 광고 음악이 하루종일 머릿속을 맴돌거나, 눈에 걸린 이미지 하나가 계속 떠오르는 일, 여러분은 종종 겪으시나요? 저는 종종 그런 경험을 해서 난처할 때가 있는데요, 요즘에는 특히 이동통신사 광고가 그렇습니다.

 그만큼 TV 광고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아마 이동통신사의 광고일 겁니다. 처음에는 제가 IT와 통신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라서 그 쪽 업계의 광고만 눈에 보이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상당수의 주변 지인들이 그런 얘기를 하는 걸 보면 아마도 크게 틀린 느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광고 자체가 가진 중독성도 이런 생각에 분명 한 몫을 했겠지만, 아마도 우리가 광고를 접하는 빈도가 그만큼 잦다는 방증이 아닐까 합니다.

 먼저 눈에 띄는 건 KT의 광고입니다. KT는 지난해 한 케이블 채널의 오디션 프로그램 준우승 출신인 그룹 '버스커버스커'를 모델로 기용해 '빠름~빠름~빠름~'하는 광고음악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요, 올해에도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기를 끈 참가자들을 놓치지 않고 끌어모아 발빠르게 광고를 만들어 내보내고 있습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놀라운 음악 실력과 감수성을 보여준 '악동 뮤지션'과 '라쿤 보이즈', 그리고 '이천원'이 단독으로, 혹은 이른바 '배틀' 형식으로 돌아가면서 KT의 '올 아이피(ALL-IP)'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KT는 이번에도 지난해 버스커버스커의 광고처럼 중독성 있는 음악과 젊은 세대 특유의 발랄함을 잘 버무렸다는 자평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미지


 지금 이 시점에 인기있는 게 무엇인지, 광고 수용자의 취향을 읽는 것에 상당한 재미와 능력을 갖추게 된 걸까요. KT의 다음 모델은 아이들의 순진무구한 행동과 말투, 그리고 관계 맺기를 보여주며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한 지상파 방송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들입니다. 연예인 아빠와 아이로 이루어진 팀들이 시골 마을로 여행을 떠나는 내용인데요, KT에 따르면 이번 광고는 출연자들이 전국에 구축된 LTE 망을 체험하러 떠난다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대충 어떤 내용인지 느낌이 오시는지요.

 SK텔레콤은 어떻습니까. 최근까지 SK 텔레콤은 기업 이미지 광고인 '가능성의 릴레이 시리즈'와 자사 LTE 서비스의 '글로벌 모바일 어워즈(Global Mobile Awards) 수상을 이용한 'LTE도 콸콸콸', 그리고 개별 서비스 광고인 '조인.T', 'T끼리 데이터 선물하기' 등으로 여러 갈래의 광고를 내보내고 있지만, KT만큼의 광고 효과는 뽑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일각의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합니다.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SK텔레콤은 살짝 눈을 돌려 '기발함'으로 승부하려는 것 같습니다. 3월 18일 월요일부터 공개되는 'LTE 무한능력 ㄴㅜㅌ' 캠페인 얘긴데요, 'ㄴㅜㅌ'(아래 이미지 참조)이라는 한글 글자가 생소하죠? SK텔레콤 측에 따르면 한글 'ㄴㅜㅌ'은 영문 대문자 'LTE'를 세로로 나란히 쓴 글자를 재미있게 형상화한 것으로 "'ㄴㅜㅌ'이 상징하는 앞으로의 LTE는 위아래(수직)로 무한한 가능성을 선보일 수 있다는 새로운 시각이 녹아있다"고 합니다. 대학 시절 문학 수업시간에 주워 들은 '낯설게 하기(defamiliarization)'라는 단어도 떠오르는데요,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이미지


 마지막으로 LG U+는 'LTE는 유플러스가 진리다'라는 광고 캠페인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세계를 뜨겁게 달군 '강남스타일'의 싸이를 '오빤 유플스타일' 시리즈의 모델로 내세운 LG U+는 최근에는 블록버스터 헐리우드 영화 혹은 유명 미국드라마를 연상하게 하는 스케일 큰 광고로 존재를 알리고 있습니다. 이미지 소비가 유독 심했던 지난해 싸이에서 이른바 '블록버스터 스타일'로 돌아오면서 분위기를 확 바꾼 점이 조금 특이합니다.

▶ 대한민국 LTE를 다시 한 번 바꾸다         

 서두에서 말씀드렸듯 저는 문화부에서 IT와 통신업계를 담당하는 기자지만, TV 광고를 볼 때는 한 명의 시청자일 뿐입니다. 한 명의 광고 소비자로서 이동통신업계의 광고전은 틀림없이 우리나라 광고계의 큰 흐름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각자 골똘히 연구하고 고민한 결과물을 수용자들은 TV 화면이나 PC의 모니터, 그리고 지면을 통해 소비하게 되는데요, 되도록이면 서로를 비난하고 헐뜯기보다는 자사의 서비스와 가치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광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얼마 전 영업정지가 끝나자마자 '시장 혼탁의 주범은 우리가 아니다'라며 입장자료를 경쟁적으로 내던 모습을, 편안해야 할 안방에서까지 시청자들이 지켜봐서야 되겠습니까.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