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자살 고교생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15일 가해 혐의를 받고 있는 학생들을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북 경산경찰서는 이날 숨진 최모(15)군에게 학교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해 혐의 학생 권모(15)군과 김모(15)군을 불러 조사를 벌였다.
이날 오후 1시께 보호자들과 함께 경찰서에 도착한 이들은 마스크를 쓰고 모자를 눌러 쓰는 등 얼굴을 최대한 가린 채 묵묵히 조사실로 들어갔다.
경찰은 두 학생을 상대로 먼저 심리상담을 실시한 뒤 숨진 최군의 유서 내용과 동급생 증언 등을 토대로 범행 여부를 캐물었다.
이 과정에서 권군은 "언론 보도대로 빵셔틀을 300차례나 했으면 빵을 300번이나 먹었다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빵 심부름을 시킨 사실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또한 최군과 다른 친구들을 폭행한 사실도 인정했으나 교실에서 최군에게 바지를 내리라고 강요하는 등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게 한 혐의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또 다른 가해 혐의자인 김모군은 숨진 최군을 수시로 폭행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금품을 상습적으로 빼앗은 혐의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변했다.
권군과 김군은 조사 과정에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여 경찰이 중간 중간 안심을 시키며 밤 10시 무렵까지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가해 혐의를 받고 있는 또 다른 학생 정모군 등 숨진 최군의 중학교 동기 3명을 경산 모 파출소에서 조사한 뒤 오후 6시께 귀가 조치했다.
정군 등은 성(性)적 가해 혐의를 받고 있는 권모군이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당시 현장을 목격한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았으며 정군의 가해 혐의는 추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날 조사한 내용이 최군 유서 내용이나 유족 진술, 다른 피해 학생들의 증언과 일치하지 않으면 관련 학생들간 대질신문도 고려하고 있다.
경찰은 주말에 나머지 가해 혐의 학생들을 불러 조사한 뒤 다음 주에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들 학생을 소환하기에 앞서 숨진 최군 주변 학생, 학교 관계자 등을 상대로 유서 내용 확인, 추가 피해사례 조사 등을 벌여 유서에 적힌 '가해 학생' 5명이 최군과 또래 친구들을 때리고 괴롭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유서에 적혀있지 않은 또 다른 학생 2명이 숨진 최군을 때린 사실이 추가로 밝혀져 가해 혐의를 받고 있는 학생은 권모군을 비롯해 7명으로 늘었고 피해 학생은 숨진 최군을 포함해 8명에 이른다.
경찰은 최군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분석, 지난 1∼11일 사이 김군과 최군이 모두 8차례 걸쳐 서로 연락한 사실도 밝혀냈으나 통화 내용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숨진 최군이 다닌 경산 모 중학교 CCTV 19대와 청도 모 고교·기숙사 CCTV 36대 등 모두 55대의 CCTV를 확보해 폭력 피해 정황으로 볼만한 장면이 포착됐는지도 정밀 분석하고 있다.
최군은 지난 11일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경산시 한 아파트 23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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