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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3천억 원 들여놓고 개관도 못해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 준공

[취재파일] 3천억 원 들여놓고 개관도 못해
 충남 서천군 마서면에 가면 3차원의 지붕모양을 한 이색건물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국립생태원의 전시공간인 에코리움입니다. 상공에서 보면 마치 작은 산을 여러개 이어놓은 형상입니다.

 환경부는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연구와 교육을 목적으로 지난해말 국립생태원을 준공했습니다. 99만8천제곱미터 부지에 열대, 지중해, 사막, 온대, 극지체험관 등 주제별 전시관인 에코리움을 비롯해 난, 온대 상록활엽수림에서 한대 침엽수림에 이르기까지 기후대별 산림생태계를 조성했습니다. 또 전시관 앞쪽에는 람사르지정습지, 하천 배후습지, 묵논과 둠벙 등을 모델로 삼은 습지도 만들었습니다. 지난 2009년 7월 착공했고 준공까지 3천4백억 원이 들었습니다.

 생태계연구가 주 목적이지만 볼거리도 빼놓을수없을만큼 대체로 잘 갖춰져있습니다. 먼저 열대관으로 들어가면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 칼리만탄지역의 숲을 모델로 삼은 상록활엽수 숲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키가 10미터까지 자란다는 열대고사리부터 4백여 종의 식물이 작은 숲을 이루고 있지요. 섭씨 영상 24-5도를 유지해주다보니 바나나 나무도 꽃망울을 활짝 터뜨렸습니다. 분홍색 꽃은 얼핏보아 작은 연꽃모양과 비슷했습니다. 사막관에는 어린 왕자에 나오는 바오밥 나무가 제일 눈에 띄었습니다. 바오밥나무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이곳에 있는것은 마다가스카르 사막에서 자라는 종류라고 합니다. 코끼리 발바닥 모양을 닮은 다육식물 리톱스도 주변 선인장 가운데서 색달라 보였습니다.아프리카 나미브 사막에서 자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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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극 세종기지에 사는 펭귄도 국내로 처음 들여왔습니다. 극지체험관에서 볼수 있는 귀한 손님은 젠투펭귄6마리와 친스텝펭귄 5마리 등 11마리인데 국내에서는 이곳에서만 볼수있다고합니다. 가격도 비싸 한 마리당 2천5백만 원이나 합니다. 국립생태원은 세계 기후대별 5개 전시관에 동물 2백40종, 식물 4천8백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생태원건립추진단장인 이창석 교수는 국립생태원의 가장 큰 특징은 "열대림, 사막, 지중해 등 현장을 직접 방문해 실측자료를 바탕으로 해서 만든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열대관에 설치된 탄소배출연구시설도 특이할만한 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국립생태원은 충남 서천에 조성될 장항산업단지가 IMF경제위기와 갯벌보존여론 등으로  20여 년째 지연되자 환경부가 지난 2007년 6월에 대안사업으로 추진했습니다. 환경부, 건설교통부, 해양수산부, 농림부, 국무조정실 등 정부 6개 부처와 서천군수, 서천군의회의장 등이 지난 2007년 6월 서천발전 정부대안사업 공동협약을 맺은것이 출발점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준공된 국립생태원은 석 달이 지난 지금도 문을 못열고 있고 더 큰 문제는 아직 개관일정조차 잡지못하고있다는 것입니다. 개관을 하려면 국립생태원 법인설립을 위한 입법이 필수요건입니다. 지난해 9월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이 대표발의를 한 생태원 법은 지금까지 상임위인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도 안 된 상태입니다. 법률안 입법과정은 법률발의-상임위통과-법사위통과-본회의 통과 절차를 거쳐야하는데 상임위 논의도 거치지 않고 있는것입니다. 이유는 지난해 대선정국때문에 일정을 잡지못했다고 하는데 영 납득이 안됩니다. 그렇다 쳐도 대선끝난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그 타령인지요? 4월 임시국회에 처리된다 해도 법통과 후 3개월 뒤에 시행되기때문에 상반기 개원은 불가능하고 빨라야 7-8월쯤 될것 같습니다.

 문제는 법인 설립이 미뤄지면서 조직, 인력, 예산 등이 마련되지 않아 운영을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체 3백60명쯤 예상되는 인력 가운데 지금은 유지관리업무와 개원준비를 담당하는 최소인력 50여 명만 배치돼있는 실정입니다. 정작 중요한 연구인력은 확보가 안돼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환경부는 전시운영 최소 인력으로 지난 5일부터 주 3회 임시 개관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나마 생태원 건립 주목적인 생태계 변화 연구는 상당기간 불가능해 반쪽 개관에 그칠 전망입니다.

 충남 서천군역시 생태원 개원을 시작으로 해양생물자원관, 국가탱태산업단지가 잇따라 들어설 예정이어서 지역경제에 후광효과가 클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생태원의 조속한 개원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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